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김창룡 경찰청장이 독도를 방문한 후 한일 갈등이 격화된 것에 대해 “시비를 거는 일본에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미국을 향해서도 “양비론 입장을 취하지 말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일가 부정부패 국민검증특위' 1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제58주년 경우의 날 기념식에서 김 청장이 독도를 방문해 독도경비대를 격려한 것에 대해 “지극히 당연한 경찰청장의 임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 청장이 비공식적으로 독도를 방문해 격려한 것을 갖고 일본이 시비를 걸고 있다”며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또 “독도는 엄연한 대한민국의 영토다. 일본이 독도(영유권)를 주장하는 것은 2차 세계대전 제국 일본의 유산을 계승하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 대표는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을 비판했다. 김 청장이 지난 16일 독도를 방문했고, 그 뒤 대북·대중 공조를 위해 17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 후 열릴 예정이던 공동 기자회견에는 셔먼 부장관 혼자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일본 측이 한국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을 문제삼았기 때문이다. 셔먼 부장관은 “꽤 오랜 기간 일본과 한국 사이에 양자 간 이견(bilateral differences)이 계속되고 있다”며 공동회견 무산 소식을 알렸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왼쪽)이 17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가운데),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가진 제9차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송 대표는 이날 “셔먼 부장관이 양비론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덴노 헤이카 반자이(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면서 태평양 전쟁을 주도하고 우리를 식민 지배했던 제국 일본과 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미국에 이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독도 문제에 대해 미국 책임을 제기하기도 했다. “독도는 대한민국의 영토인데, 2차 세계대전 후 샌프란시스코 강화 회의에서 미국이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일본의 로비에 넘어가는 바람에 분쟁의 소지를 남겨둔 책임을 미국이 갖고 있다”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1951년 9월 8일 일본과 연합국 사이의 평화 조약이다. 이 조약이 발효되며 연합군 최고사령부(GHQ)의 통치가 끝나고 일본이 주권을 회복했다. 일본 정부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일본은 조선의 독립을 승인함과 동시에 포기해야 할 지역으로 ‘제주도, 거문도, 울릉도를 포함한 조선’이 규정되었으며, 일본이 포기해야 할 지역에 다케시마(일본에서 독도를 지칭하는 이름)를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