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자신의 서울 종로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 “국회 일찍 진입하는 것이 제 삶의 목표였다면 굉장히 다른 삶을 살고 있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국회 대표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그러면서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일부 최고위원들을 향해 “조금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정작 대표가 본인의 종로 출마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고 표현하는 상황인데,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개인적 정치 행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면 팀플레이가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1일 국회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종로 출마 가능성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이 대표는 인터뷰가 이어지는 동안 ‘내가 초록 태릉을 지키는 시민이다’라고 쓰인 스티커가 붙어 있는 싱크패드 노트북을 앞에 두고 있었다. 마치 피켓을 들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태릉은 이 대표가 2016, 2018, 2020년 세차례 출마했던 노원병 지역구와 같은 노원구에 위치해 있다.

이 대표는 ‘일부 최고위원 보궐 선거 출마설이 나온다. 내년 선거 앞두고 지도부가 어수선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는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하거나 출마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이고, 내가 개입할 수는 없다”면서도 “내 입장에선 조금 더 신중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보궐선거 공천은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는 “논의된 게 없어서 모르겠다”고 답했다.

윤희숙 전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서초구갑은 정미경 최고위원이, 곽상도 전 의원이 떠난 대구중·남구는 김재원 최고위원이 각각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의 성과가 내년 지방선거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당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당원 상당수가 (대선 후보 경선에서) 선거권을 통해 본인의 정치 효용을 느꼈다고 한다면, 다가오는 지방선거부터는 피선거권을 본인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그들에게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내년 시행을 목표로 준비중인 공직 후보자 역량 강화를 위한 자격시험도 이같은 ‘공정 경쟁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 대표는 “남녀노소 누구든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의정활동 능력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 다음은 이 대표와 관련한 일문일답.

-내년 종로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하나.

“국회 일찍 진입하는 것이 제 삶의 목표였다면 굉장히 다른 삶을 살고 있었을 것이다.”

-일부 최고위원 보궐 선거 출마설이 나온다. 내년 선거 앞두고 지도부가 어수선하다는 지적이 있다.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하거나 출마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이고, 내가 개입할 수는 없다. 내 입장에선 조금 더 신중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지금 서초구 같은 경우는 조은희 구청장이 구청장을 그만두면서까지 출마하겠다는 상황이다. 당이 대선 잘 치르는게 중요하기 때문에, 정작 대표가 본인의 종로 출마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고 표현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개인적 정치 행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면 팀플레이가 안된다고 생각한다.”

-보궐선거 공천은 어떻게 하느냐

“논의된 게 없어서 모르겠다.”

-이 대표가 생각하는 정치 개혁, 정당 개혁의 방향을 말해달라.

“정당은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된다. 지금까지는 예측 가능성을 주지 못했다. 예를 들어, 진취적인 생각을 갖고 정치에 참여하고 싶은 젊은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이 어느 정당에서 정치를 할 것인지 선택할 때 국민의힘이 명쾌한 진입 경로를 만들어줘야 된다. 그리고 당에 와서 나도 경쟁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어줘야 된다. 그 측면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굉장히 실패했다. 그 부분을 강화하고 싶다.”

-대표로 취임한 후 젊은 당원들이 많이 가입했다. 이 대표가 말한 변화로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어느 정도 형성했다고 보는가.

“나는 할 수 있다고 본다. 당원 상당수가 선거권을 통해 본인의 정치 효용을 느꼈다고 한다면, 그들은 다가오는 지방선거부터는 피선거권을 본인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할 것이다. 그들에게 공정한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

-공직자 자격 시험도 젊은 층의 진입을 원활하게 하는 도구인가.

“남녀노소 누구든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의정활동 능력이 됐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 당에서는 첫 번째로 측정하는 것이 보통 조직력이었다. 지역사회에 끼치는 선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조직력을 갖고 계신 분도 있겠지만, 대다수 경우는 조직을 관리할 수 있는 자금이 있는 분들 외에는 조직력이라는 것을 갖기 힘든 상황이다. 그런데 세상이 바뀌었다. 오프라인 행사에 동원하는 능력일 수도 있겠지만, 자기 동네에서 SNS에서 영향력이 있는 분도 있다. 그런 것들을 다양하게 측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코로나 때문에 전통적인 조직력의 영향력이 많이 사라졌고, 그래서 이제 능력주의가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고 본다. 그래서 그런 시험을 도입하는 측면이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국회 대표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일부 청년 정치인들 중에는 청년 세대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보다는 진영의 나팔수로 전락한 사람들도 많다.

“그들이 정치판에서 우대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나팔수 노릇을 하거나, (유력 정치인의) 가방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그 수혜를 받은 윗선은 공천으로 보상을 해줬다. 경쟁을 통한 공정한 경선 트랙을 밟게되면 가방을 아무리 많이 들어줘도 공천을 못 받는 경우가 생긴다. 애초에 가방을 안 들게 된다. 시험이 공정하다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행정고시를 준비하면서 연줄을 대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에서 증명된다. 공무원 공채 시험에서 연줄이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사람들이 거기에 대해서 포기한 거다. 우리 정당의 인재 채용이나 획득 경로도 실력 외의 다른 요소가 개입할 여지를 없애버리면 정당 개혁이 될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