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막바지에 접어든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 대해 “역대급”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내년 대선에서 당이 내세워야 할 가치에 대해서는 “경쟁의 가치를 살리는 것이 공정함을 다시 살리는 길이라는 제 나름의 철학을 담아 ‘공정한 경쟁’이라는 말을 만들었는데, 우리 후보들도 그 정도의 키워드가 있어야 한다. 후보가 확정되면 그것을 비단 주머니로 풀겠다”고 했다.
비단 주머니는 이 대표가 6·11 전당대회 기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 문제와 관련해 “본인이나 장모에 대한 공격이 들어오면 비단 주머니 3개를 드리겠다. 급할 때마다 하나씩 열어보면 된다”고 하며 등장했다. 비단 주머니는 ‘삼국지연의’에서 제갈량의 금낭묘계(錦囊妙計)에 빗댄 표현이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투표 인증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많이 올라온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 당의 후보들이 4명 다 개성 있는 후보들이기에 훌륭한 경선 과정을 진행했다고 본다”면서 “정치 신인과 당내 인사와의 조화, 연령대 조화도 잘 된 편이라 완전히 친노(親盧)냐 친문(親文)이냐 이런 것으로 경쟁을 벌였던 더불어민주당 경선보다는 훨씬 다채로웠다”고 했다.
그는 ‘경선 막바지에 과열되면서 이전투구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유사한 질문에 ‘선거하다 보면 있는 양념 같은 것’이라고 답했는데, 그 생각 그대로”라며 “그때보다 덜 했고, 지금 민주당 경선 보다 덜했다. 그야말로 선거에 양념 같은 일”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 당내 후보들에 대한 지지율과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비슷하게 나오는 데 대해서는 “당 지지율이 민주당 보다 높은 것을 보면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은 상당히 강하다”면서 “우리가 하나의 최종 후보를 선출하게 되면 우리 당의 지지율 정도는 기본으로 후보의 지지율로 깔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당이 대선에서 내놓을 가치에 대해서는 ‘공정한 경쟁’을 꼽았다. 그는 “후보들이 뭔가 있겠지만, 만약 없다면 시대적 트렌드를 읽어야 한다”면서 “공정함에 대해 많은 후보들이 외치고 있지만, 공정함을 이루기 위한 것이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굉장히 약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잘못된 것으로 아니면 좋지 않은 것으로 묘사됐던 경쟁의 가치를 다시 살리는 것이 공정함을 살리는 길이라는 제 철학으로 진단과 해법을 넣어 ‘공정한 경쟁’이라는 말을 만든 것”이라며 “우리 후보들도 그 정도 키워드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비단 주머니 3개를 꺼내 보이며 “후보가 확정되면 비단 주머니로 풀겠다”고도 했다. 그는 비단 주머니 안의 내용에 대해서는 “보편적으로 젊은층과 소통할 수 있고 후보들이 그런 분위기에 일신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에 대해서는 “무조건 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다음은 이준석 대표와의 일문일답.
-경선 흥행이 화제다. 만족하나.
“최종 투표율이 50%를 넘어서 50% 중반대까지 보고 있다. 우리 후보들이 아무래도 4명 다 개성이 있는 분들이라 굉장히 훌륭한 경선 과정을 진행했다. 특히 정치 신인과 당내 인사와의 조화, 또 한편에서는 연령대 조화도 잘 된 편이다. 완전히 친노(親盧)냐 친문(親文)이냐를 놓고 붙었던 민주당 경선보다는 훨씬 다채로웠다”
-경선 흥행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후보들 사이에 이전투구가 심했던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에 그런 질문을 받았는데 ‘이것은 선거하다 보면 있는 양념 같은 것’이라고 했다. 그 생각 그대로다. 그때보다 덜 했고, 지금 민주당 경선보다 덜 했다. 그야말로 선거에 양념 같은 일 아니겠냐”
-당원이 많이 늘어났다. 무엇이 원동력인가 .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전당대회를 통해 젊은 세대가 정치의 변화를 표로써 만들어 낼 수 있구나를 깨달았다는 점이 큰 것 같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당원 가입이 그 변화의 수단이라는 것을 알고 참여한 것 같다. 투표권이라는 것이 본인들과 비슷한 집단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과 함께 뭉쳐서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깨달은 게 아니겠냐. 투표 인증도 지금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것을 보면 이렇게 많이 올라오는 것은 역대급일 것이다. 자신들이 투표를 했고 그만큼 자신들이 참여했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적극적인 유권자들이다.
- 최근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정권교체 희망 응답은 60%까지 나오는 반면 당내 주요 후보들의 지지율은 현저히 낮다. 정권 교체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당이나 후보들이 제대로 못 받는 게 아닌가.
“아무래도 경선 기간에는 각 후보의 지지자들이 본인이 지지하는 후보를 밀고, 같은 당임에도 본인이 지지하지 않는 후보는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까 여론조사에서 우리 당 후보들이 일시적으로 고전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당 지지율은 지난달 29일을 기준으로 저희가 47.6%를 기록했고, 민주당이 28% 정도를 기록한 걸로 보면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은 상당히 강하다. 우리가 하나의 최종 후보를 선출하게 되면 우리 당 지지율 정도는 우리 후보의 지지율로 깔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당 내 경선이 그 정도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경선이 될 것이라 본다”
- 민주당의 경우 경선 이후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오히려 더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그런 일이 발생할 거라는 우려는 않나.
“저는 그런 일은 생기지 않을 것 같다”
- 이번 대선 승리를 위해 국민의힘이 유권자들에게 어떤 비전과 가치를 제시할 것인가.
“후보들이 뭔가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가치라는 것은 시대적 트렌드를 읽어야 한다. 제가 전당대회 때 내세웠던 구호가 ‘공정한 경쟁’이라는 것이다. ‘공정’이라는 것을 많은 후보들이 외치지만, 공정함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우리 후보들도 굉장히 약하다. 제가 풀어낸 것은 지금까지 잘못된 것으로, 좋지 않은 것으로 묘사되었던 ‘경쟁의 가치’를 다시 살리는 것이 공정함을 다시 살리는 길이라는 제 나름대로의 철학이었다. 그 안에 진단과 해법을 넣어서 공정한 경쟁이라는 말을 만든 것이다.
우리 후보들도 그 정도의 키워드가 있어야 한다. 제가 봤을 때는 ‘사람이 먼저다’와 같이 두루뭉술해서도 안 된다. 구체적이면서도 한 문장 안에 진단과 해법이 다 들어가 있는 그런 키워드가 나와야 한다. 후보가 확정되면 그걸 비단 주머니로 풀겠다.”
-비단 주머니는 아직 사용하지 않은 것인가.
“비단 주머니는 저희 최종 후보에게 쓸 것이다.”
-누가 대선 후보로 결정될 지에 따라 다른 비단주머니가 필요한 것 아닌가.
“아니다. 보편적으로 젊은 층과 소통할 수 있고 후보들이 그런 분위기에 일신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재임시 ‘기본소득’을 정강정책 첫 조항에 명시했다. 그런 것도 대선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가치인가.
“구체적인 공약들은 후보가 결정되면 함께 상의를 해서 결정할 것이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기본 소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지만, 각론을 많이 얘기하신 것은 아니다. 김종인식 기본소득’의 구체안은 정확히 나온 게 없다. 당연히 이재명식 기본소득과는 방향이 다를 것이고. 최종 대선 후보와 당이 상의해서 각론이 나오고 거기에 전문가 의견이 반영되면서 구체안이 나올 것이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결국 당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할까
“무조건 한다고 본다. 그런데 어르신이 워낙 요구 조건이 항상 강하다. 어떤 후보든 (김 위원장과 호흡을 맞추는 것에)고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