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태우’라 불렸던 사람. 그러나, 위대한 보통사람들의 시대를 만든 사람.”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업적을 소개하는 6분48초 분량의 추모 영상은 이렇게 시작한다. 유족들이 만든 이 영상에는 노 전 대통령의 육성 연설과 사진, 신문 기사 등을 담아 직선제 개헌 선언부터 1993년 대통령 임기를 마칠 때까지 노 전 대통령의 업적을 30여개로 정리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임기 중 업적과 육성 연설, 사진, 신문 기사 제목 등을 담아 유족 측이 만든 추모 영상이 28일 공개됐다. /노 전 대통령 유족 측 제공화면 캡처

영상은 노 전 대통령의 주요 성과를 정치와 경제·사회, 외교·안보 순으로 담았다. 정치 분야는 ‘권력은 겸손하게, 국민은 위대하게’라는 문구로 압축했다.

첫 장면으로 1987년 6월 29일 민정당 대선 후보였던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 직선제 개헌 등의 내용을 담은 ‘6·29 선언’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단절이 아니라 지속적 발전을 바라는 여러분의 기대를 등에 업고 역사와 국민을 두려워하는 겸허한 마음으로 오늘 저는 이 제안을 감히 하는 바입니다”라는 육성이 흘러나온다.

이밖에 정치 분야에서는 김대중 사면·복권, 언론자유 보장, 자유로운 정당활동 보장, 지방자치 및 교육자치, 대학 자율화, 5공 청산, 5·18민주화운동 명예회복과 보상 시행, 범죄와의 전쟁 등을 성과로 제시했다.

경제·사회 분야는 ‘국가는 선진국으로, 국민은 중산층으로’라는 문구로 요약했다. 88 서울 올림픽 개최, 일산·분당 신도시 200만호 건설, KTX(경부고속도로), 인천국제공항, 대전엑스포, 전국민 건강보험, 국민연금, 최저임금, 토지공개념, 언론규제 철폐를 업적으로 밝혔다.

외교·안보 성과는 ‘전환기 민족자존의 전략 남북 평화, 북방외교’라는 문구로 정리했다. 세부적으로 ‘자주적 대미외교’로는 평시작전권 회수, 용산기지 반환, 전술핵 철수 등 자주적 대미외교 등을 꼽았다. 대일관계 성과로는 ‘천황과 총리의 사죄 이끌어낸 일본 합동의회 연설’을 제시했다.

또 남북관계에 관련해서는 ‘민족자존과 번영을 위한 7·7선언’, ‘한반도 비핵화 선언’, ‘화해와 불가침 교류 협력의 남북기본합의서’를 업적으로 꼽았다. 북방외교와 관련돼 한·소 정상회담, 한·중 수교, 남북 유엔 동시가입도 업적으로 제시됐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임기 중 업적과 육성 연설, 사진, 신문 기사 제목 등을 담아 유족 측이 만든 추모 영상이 28일 공개됐다. /노 전 대통령 유족 측 제공화면 캡처

‘리더십’ 분야는 ‘소통의 리더십’, ‘소프트 리더십’이라는 문구를 띄웠다. 청와대에서 대학생들과 만나 대화하던 장면이 담겼다. 이 대학생이 “저는 대학생의 대표는 아니고 아주 평범한 보통 대학생들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라고 말하자, 노 전 대통령은 웃으며 “오늘 잘 만났네 보통 대통령이랑 보통 대학생이랑”이라고 말한다. 또 ‘베사메무쵸’ 노래를 부르는 장면도 담겼다.

영상은 노 전 대통령을 “국민을 믿었던 지도자, 그래서 국민에게 기꺼이 무릎 꿇고 시민에게 복종했던 지도자”라며 “그의 권력은 겸손했지만 그는 민주주의의 기틀을 마련했고 선진국 도약의 경제 인프라를 만들었으며 남북평화와 북방외교로 민족 자존의 길을 열었다”고 정리했다.

영상은 “이 노태우 여러분과 같이 있습니다. 이 노태우 영원히 여러분들의 가슴 속에서 살고 약동치고 있을 것입니다”라는 노 전 대통령의 육성으로 끝난다.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임기 중 업적과 육성 연설, 사진, 신문 기사 제목 등을 담아 유족 측이 만든 추모 영상이 28일 공개됐다. /노 전 대통령 유족 측 제공화면 캡처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임기 중 업적과 육성 연설, 사진, 신문 기사 제목 등을 담아 유족 측이 만든 추모 영상이 28일 공개됐다. /노 전 대통령 유족 측 제공화면 캡처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임기 중 업적과 육성 연설, 사진, 신문 기사 제목 등을 담아 유족 측이 만든 추모 영상이 28일 공개됐다. /노 전 대통령 유족 측 제공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