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진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을 추진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 이후 수백억대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1일 확인됐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 이후 경기관광공사에 재직하며 수천만원의 성과급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달 29일 오전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기도 성남시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입구 모습. /연합뉴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대장동 사업 공모 뒤인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248억5103만원가량을 임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이 가운데 사장 및 임원들이 받은 성과급은 2억994만원이었다. 대장동 개발사업의 시행사인 ‘성남의뜰’의 이사인 김문기 성남도시 개발사업 1처장 및 직원들이 대장동 개발사업이 시정발전 우수분야로 선정되며 받은 포상금도 이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지급한 성과급을 연도별로 보면 ▲2016년 32억7876만원 ▲2017년 55억5544만원 ▲2018년 49억2949만원 ▲2019년 53억1177만원 ▲2020년 57억7556만원이다. 지난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 이후 연 평균 약 49억7020만원씩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대장동 개발사업의 최대 수혜자를 화천대유로 만들었음에도 매년 수십억씩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와 경기관광공사의 경영평가에 따른 성과급(평가급) 지급현황. 2016~2020년/ 자료=행정안전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지난 2015년 2월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한 민간사업자 공모 공고를 냈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성남시가 100% 출자한 공기업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간이 설립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성남의뜰과 함께 분당 대장동 일대 92만㎡에 5903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5503억원의 수익을 환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화천대유와 그 자회사는 8500억원이 넘는 이익을 거뒀다.

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 지분 1%를 가진 화천대유가 막대한 수익을 올린 배경에는 민간사업자들이 출자 지분 한도 안에서 택지를 공급받을 수 있었던 점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선순위 확정이익(5500억원)을 가져가고, 나머지 이익을 전부 화천대유가 가져가도록 한 계약구조가 꼽힌다. 사업 설계 단계부터 민간에 막대한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것이다. 성남시는 이에 대해 “부동산값 급등에 따른 예상치 못했던 큰 수익”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사업의 설계자로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목되고있다. 그는 지난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을 하며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사업자를 선정하고 수익 배당구조 설계 등에 관여한 인물로 알려졌다. 이 지사의 측근으로도 알려져 있으나 이 지사는 전날(30일) TV 토론회에서 “측근이라고 하는 건 지나치다. 산하기관 직원 중 한 사람”이라고 했다.

이재명(오른쪽) 경기도지사가 2018년 10월 1일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악수를 하는 모습. 유씨는 2014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맡아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추진한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기획 및 사업자 선정 등 핵심적 역할을 했다. /경기관광공사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은 10년 이상 이 지사와 정치적 행보를 함께 해왔다. 그는 지난 2010년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됐을 당시 시장직 인수위원회의 도시건설분과 간사를 지냈고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을 거쳤다. 지난 2018년 이 지사가 경기도정을 맡은 뒤에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지냈다.

지난 2018년 10월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퇴임까지 공사로부터 5819만8000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연도별로는 ▲2018년 1638만4000원 ▲2019년 1560만4000원 ▲2020년 2621만원. 유 전 본부장은 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던 중 ‘유원홀딩스’라는 업체 설립에 관여하며 공사의 공적 영역을 활용해 사적 영역의 영업활동을 하려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김형동 의원은”성남도공은 공영개발이라는 가면을 쓰고 원주민을 몰아내 민간에 과도한 수익을 몰아줬다”며 “무고한 시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쳤음에도 표창장과 성과급을 받는 현재의 지방공기업 관리·평가시스템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