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진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을 추진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 이후 수백억대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1일 확인됐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 이후 경기관광공사에 재직하며 수천만원의 성과급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대장동 사업 공모 뒤인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248억5103만원가량을 임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이 가운데 사장 및 임원들이 받은 성과급은 2억994만원이었다. 대장동 개발사업의 시행사인 ‘성남의뜰’의 이사인 김문기 성남도시 개발사업 1처장 및 직원들이 대장동 개발사업이 시정발전 우수분야로 선정되며 받은 포상금도 이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지급한 성과급을 연도별로 보면 ▲2016년 32억7876만원 ▲2017년 55억5544만원 ▲2018년 49억2949만원 ▲2019년 53억1177만원 ▲2020년 57억7556만원이다. 지난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 이후 연 평균 약 49억7020만원씩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대장동 개발사업의 최대 수혜자를 화천대유로 만들었음에도 매년 수십억씩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지난 2015년 2월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한 민간사업자 공모 공고를 냈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성남시가 100% 출자한 공기업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간이 설립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성남의뜰과 함께 분당 대장동 일대 92만㎡에 5903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5503억원의 수익을 환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화천대유와 그 자회사는 8500억원이 넘는 이익을 거뒀다.
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 지분 1%를 가진 화천대유가 막대한 수익을 올린 배경에는 민간사업자들이 출자 지분 한도 안에서 택지를 공급받을 수 있었던 점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선순위 확정이익(5500억원)을 가져가고, 나머지 이익을 전부 화천대유가 가져가도록 한 계약구조가 꼽힌다. 사업 설계 단계부터 민간에 막대한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것이다. 성남시는 이에 대해 “부동산값 급등에 따른 예상치 못했던 큰 수익”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사업의 설계자로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목되고있다. 그는 지난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을 하며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사업자를 선정하고 수익 배당구조 설계 등에 관여한 인물로 알려졌다. 이 지사의 측근으로도 알려져 있으나 이 지사는 전날(30일) TV 토론회에서 “측근이라고 하는 건 지나치다. 산하기관 직원 중 한 사람”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은 10년 이상 이 지사와 정치적 행보를 함께 해왔다. 그는 지난 2010년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됐을 당시 시장직 인수위원회의 도시건설분과 간사를 지냈고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을 거쳤다. 지난 2018년 이 지사가 경기도정을 맡은 뒤에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지냈다.
지난 2018년 10월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퇴임까지 공사로부터 5819만8000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연도별로는 ▲2018년 1638만4000원 ▲2019년 1560만4000원 ▲2020년 2621만원. 유 전 본부장은 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던 중 ‘유원홀딩스’라는 업체 설립에 관여하며 공사의 공적 영역을 활용해 사적 영역의 영업활동을 하려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김형동 의원은”성남도공은 공영개발이라는 가면을 쓰고 원주민을 몰아내 민간에 과도한 수익을 몰아줬다”며 “무고한 시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쳤음에도 표창장과 성과급을 받는 현재의 지방공기업 관리·평가시스템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