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며 ‘임금에 큰 차이가 없다면 비정규직이나 정규직이나 (구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해 논란을 낳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단순노동이) 후진국으로 넘어가는 입장이니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임금이 같다면) 여러분이 첨단 과학 기술을 더 습득하고 연마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뜻”이라고 했다. 고소득의 일자리를 위해서는 고용 형태와 관련 없이 첨단 기술을 익혀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는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을 방문해 코로나19 노바백신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한국노총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손발로 하는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면서 임금이 같으면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큰 의미가 없다’고 한 발언의 맥락을 묻는 질문에 “우리가 단순노동을 갖고 과거에는 가발 등을 만들어서 수출했고, 이것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인도로 넘어갔다가 지금은 아프리카로 넘어가고 있다”며 이렇게 답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저는 대학생들에게 향후 안정적인 양질의 일자리를 정부도 창출해야 하지만, 그런 일자리 수요와 공급이 매칭되려면 여러분도 첨단과학, 컴퓨터에 더 관심을 갖고 뛰어난 역량을 갖추길 바란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고소득의 일자리라고 하는 것은 결국 높은 숙련도와 기술로 무장돼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지난13일 경북 안동대를 방문해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동대방송국AUBS 캡처

윤 전 총장은 지난 13일 경북 안동을 찾아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을 방문한 뒤 안동대 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일자리라는 게 비정규직이나 정규직이나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큰 차이가 없다”며 임금의 큰 차이가 없으면 비정규직이나 정규직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그는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것”이라며 “지금은 기술력으로 먹고산다. 사람이 이렇게 손발 노동으로, 그렇게 해 가지곤 되는 게 하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건 이제 인도도 안 한다.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한국노총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과학 기술과 축적된 자본도 필요하지만 결국 그것은 인간의 노동에 의해 조직화되고 발현되는 것”이라며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고 평가되지 않는다면 어느 기업이나 국가든 지속 가능하게 발전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견인하는 합리적 노사 관계가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어젠다”라면서 “과도한 고용 보장은 고용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지만 고용이라는 것은 안정성이 유지되지 않으면 거기서 어떤 인간의 권리를 찾을 수 없다”고도 했다.

윤 전 총장은 김동명 한국노총 이사장이 이야기한 ‘덴마크의 유연안정성 모델’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해고를 전제로 하는 것이기에 국가적으로 봤을 때도 우리나라에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면서도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노동)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은 어떤 문제든 해결할 역량을 가진 국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앞으로 노사정 관계를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노동 개혁이라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이다. 모든 정치인이 자기를 희생하고 한마음이 될 때 가능한 일”이라며 “강하게 드라이브를 바라는 사람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사회적 대타협으로 갈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했다. 노조에 대한 강경한 모습을 보이는 홍준표 의원을 비롯한 당내 경쟁자와 다른 모습을 보인 셈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방문, 김동명 위원장 등 지도부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