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국민의힘이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나오는 동영상을 틀자 "앞으로는 허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한 질의를 하며 튼 김정숙 여사가 등장하는 동영상. /국회방송 캡처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이날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을 향해 "민주당 경선 당시 (김 여사가) 경인선을 직접 언급하며 일일이 악수를 했다. 김 여사도 경인선을 아는데 대통령이 경인선 활동을 몰랐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지난 대선 유세 과정에서 "경인선도 가야지, 경인선도 가자"고 말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상영했다. 경인선은 '경제도 사람이 먼저다'라는 단체의 약칭으로, 해당 단체는 드루킹이 운영하던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가 이름을 바꾼 단체로 알려져 있다.

유 의원은 "제가 보기엔 문 대통령이 (드루킹 사건을) 알았을 거라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수석은 "대통령께서 드루킹의 존재를 알았느냐에 대해서는 제가 뭐라고 말씀을 못 드리겠다"면서 "다만 (문 대통령이) 드루킹이 벌인 댓글 공작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동영상 재생에 문제를 제기했다. 문 대통령과 드루킹 사건의 연관성 의혹 제기에 사용된 김 여사의 동영상이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운영위 여당 간사인 한병도 의원은 "제가 기억이 생생하다. (김 여사의) 저 말씀은 드루킹과는 전혀 관련 없는 4개 팬클럽 연합 행사"라며 "팬클럽 행사와 관련한 동영상을 (내보내며 저런 주장을 하는 것은) 내용 자체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현장에서 (김 여사가) 하는 것은 체육관 전체를 돌면서 했던 인사말 내용으로, 이것을 드루킹의 증거로 막 현출하면 굉장히 왜곡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수감일인 26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참모진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부인 김정순 씨. /연합뉴스

또 한 의원은 운영위 회의실에서 영상을 내보낸 데 대해 "지난 운영위 회의에서도 논의가 됐다"며 "전혀 안 할 수는 없고, 뉴스나 공적 매체를 통해 방영된 것만 하기로 했다"고 했다. 윤호중 위원장은 "음성이 포함된 동영상을 (질의에) 이용할 때는 사전에 위원장과 간사 간의 합의를 거쳐 활용해 주기를 바란다"며 "(질의에 사용하려는 동영상이) 언론에 몇 월 몇 일 어떻게 나간 것인지 분명히 표시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야당 측은 '사전 검열'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윤 위원장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제3자의 음성이 포함된 영상을 활용할 경우 증인으로 출석한 효과가 날 수 있어 제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동영상과 관련한 준칙이 필요하다면 양당 간사 간에 협의를 해달라고 할 것이지 내용에 대해 부합하는지 안 하는지를 위원장이 재단하냐"며 "(동영상이 질의 내용과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는) 보시는 국민께서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같은 당 김정재 의원도 "한 번도 보지 못한 광경"이라며 "위원장의 동영상 내용과 질의가 관계가 없다고 한 것은 (위원장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했다.

뒤이어 발언한 강준현 민주당 의원은 "좀 차분히 진행했으면 좋겠다"면서 "형 집행이 확정돼 구속 상태에 있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얼굴을 화면에서 보니 좀 짠한 마음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견은 분분할 수 있지만 이번에 대법원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대해 선거법 위반과 관련이 없다는 판단을 받았고 대통령과도 관계가 없다는 것도 판결문에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