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홍준표 의원 등 국민의힘 내부 주자들의 비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준석 당 대표가 "당 안에 있는 후보군은 당 밖에 있는 범(汎) 야권 후보군이 함께할 수 있도록 우려 섞인 비판의 메시지는 잠시 자제할 것을 권하겠다"고 28일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고 "한 가지 특별한 부탁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에게 내놓기 전에 비빔밥에 아직 빠진 재료가 좀 있다"고도 했다. '비빔밥'은 이 대표가 6·11 전당대회 연설에서 당 쇄신에 대해 이야기하며 언급한 것으로, 당 밖의 야권 대선후보 영입과 관련해 '용광로 정당 국민의힘을 만들겠다'는 나경원 후보의 주장을 발전시킨 것이다.
이 대표는 "최근 용광로 이론은 한 단계 더 발전해 샐러드 볼 이론으로 바뀌었다. 비빔밥을 생각하면 될 것"이라면서 "비빔밥의 재료를 모두 갈아 밥 위에 얹는다면 끌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누군가에게 청년다움, 중진다움 당 대표다움을 강요하면서 달걀과 시금치, 고사리 같은 개성을 갈아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밖의 야권 대선주자로는 윤 전 총장을 비롯해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윤 전 총장이 당내 주자로부터 가장 많은 비판을 받고 있어, 이날 이 대표가 말한 '빠진 재료'가 윤 전 총장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당내 주자인 홍 의원을 비롯해 당내 인사들로부터 강도 높은 비판을 받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2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X파일'을 언급하며 윤 전 총장을 '인터넷 쇼핑몰 신상품'에 비유하고 "신상품이 배송되면 직접 보고 흠집이 있으면 반품하지 않냐"고 했다.
그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선에서 후보 검증의 가장 치명적 요소는 국민감정이다. 어떤 논리나 법 이론으로도 넘어설 수 없다"며 "무슨 내용이 X파일에 있는지 모르나, 그것이 과연 국민 감정에 어떻게 작용할지 여부가 후보의 정치적 성공 여부를 결정 짓게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반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홍 의원을 향해 "윤석열이 타격을 입으면 자신에게 이익이 온다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내부 총질'을 삼가 달라고 요구하면서 "사찰에 대해 비판은 하지 않고 검증을 이야기하는 것은 여권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다음 달 1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대선을 앞두고 범야권 대통합을 위한 일괄 복당 신청 기간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탄핵 이후를 기점으로 정치적인 사유로 탈당 및 분당 등으로 당에 함께 하지 못하는 분들에 대해서 크게 문호를 열 것이고 큰 결격사유가 없는 경우 모두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탈당자들 일괄 복당에 큰 결격 사유가 없으면 받겠다고 했는데, 부동산 문제나 당직자 폭행 문제에도 적용되느냐'는 질문에 "그분들은 전혀 별도의 문제"라며 "정치적 사유라고 하면 탄핵 이후 분당 사태, 공천 불복으로 인한 탈당 사유"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전남 순천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이정현 전 의원이나, 바른정당 시절 당을 나갔던 기초의원 및 전(前) 당원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