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8일 1가구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을 현행 공시가격 9억원에서 ‘상위 2%’로 완화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부동산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진행, 과반의 득표를 얻은 이같은 내용의 종부세, 양도세 개편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당초 표결 직후 당 지도부가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으나, 투표 결과를 그대로 당론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 결과는 추후 최고위원회에 보고한다는 계획이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투표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투표 결과 양도세 부과기준 상향안과 종부세 2% 기준안이 과반 이상을 득표한 다수안으로 확정됐다”며 “추후 최고위에 보고를 하고 오랜 논란을 결론짓기로 했다”고 했다.
이날 표결에서 과반을 득표한 안은 민주당 부동산 특별위원회가 제안한 세제개편안이다. 이를 두고 당 내에서는 어렵게 안정시킨 집값 상승을 다시 부추길 수 있고 당의 정체성과도 맞지 않는 ‘부자 감세’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친문(親文) 의원들이 주축인 ‘민주주의4.0’과 진보·개혁성향 모임 ‘더좋은미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등 소속 의원 60여명은 세제 개편 반대 의견을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의총에서도 세제 완화를 반대하는 주장이 거셌다. 진성준 의원은 반대 토론자로 나서 “세금 부담은 집값 폭등의 결과일 뿐이다. 특위가 주력해야 할 것은 집값을 잡기 위한 실효적 대책이지 감세 대책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서울시 전체 390만 가구 중 무주택 가구는 51%, 200만 가구다. 전국 무주택가구는 888만 가구로 44%다. 이들의 좌절과 분노를 헤아려야 한다”며 “종부세 면세 대상이 되는 소유자는 9만여명인데 이들의 세금을 깎아주면 정말 100만표가 돌아오냐”고 했다.
그러나 투표 결과 내년 대선을 앞두고 세 부담을 완화해 중도층 표심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에 찬성하는 의원들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특위 위원장인 김진표 의원은 의총에서 “집값 상승과 세(稅) 부담 폭증으로 부동산 민심이 악화했다”며 “재보선 당시 대패를 안겨준 부동산 민심을 붙잡지 못하면 50만 표 내외로 승패가 갈릴 대선에서도 필패가 예상된다”고 했다.
민주당은 주택임대사업자 제도와 관련한 대책은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생계형 임대사업자 문제나 연장문제 등 여러 지적들이 현장에서 제기가 됐고 그런 부분들을 당이 잘 수렴해서 다시 현실에 맞게 조정하겠다는 취지”라며 “여러 의견 정부에 전달했고 정부 측으로부터 안을 다시 보고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특위는 기존 주택을 매입해 임대업을 하는 경우 임대사업자 신규 등록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의무임대기간이 지났을 경우 6개월 안에 주택을 팔지 않으면 양도세를 중과하고, 종부세 합산배제 혜택도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