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취임 후 첫 국회 출근을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한 것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친여(親與) 성향 네티즌들은 이 대표가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서 내려 국회 본청까지 따릉이를 탄 것이 ‘보여주기 쇼’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에 “국회의사당역에서 국회 본청까지 거리가 상당하다”고 반박하면서, “따릉이를 원래 ‘라스트 마일(last mile)’ 운송수단이라고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13일 국회 첫 출근길에 자택에서 지하철을 타고 국회가 있는 여의도로 온 뒤 국회의사당역에서 하차했다. 이어 따릉이를 빌려 국회 본청으로 이동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이 같은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전동킥보드를 주로 이용했으나, 전동킥보드 규제가 심해진 뒤 따릉이로 바꿨다.
◇이준석, 지하철 정기권과 따릉이 이용 기록 ‘인증’
그러자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100만당원 모임’ 페이지에는 이 대표의 따릉이 탑승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올린 네티즌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지도를 확인해본 결과 국회의사당역 따릉이 대여소는 5번 출구에 있다면서 “이 대표는 일부러 국회와 떨어진 출구로 나온 후 따릉이를 타고 횡단보도만 건넜다는 말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여주기 하는 건 이해하는데, 너무 말이 안 되는 퍼포먼스라 이해가 안 갈 정도”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일정 다 마치고 인터넷을 보니 따릉이가 화제가 됐다”면서 자신이 따릉이를 타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방송국 (출연을 위해) 건너 다니기 하다 보면 정시성과 편리함으로는 지하철 서울시내 정기권과 따릉이가 최고의 이동수단”이라면서 “한 달에 6만원 이내로 지하철 60회까지는 어디든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따릉이 앱에서 이번 달 탑승 이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보여주기 쇼’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번 달에는 전당대회로 지방을 많이 다니느라 아직 8.65㎞만 탔다”고 했다. 지하철에서 찍은 정기승차권 사진도 올렸다.
◇”정치인이 처음 따릉이를 타서 이슈가 되는 게 오히려 문제”
이 글에 한 네티즌은 “국회의사당역에서 국회까지 그 짧은 구간을 타려고 찰칵찰칵 한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따릉이 같은 것을 원래 라스트 마일 운송수단이라고 한다”며 “(국회의사당역에서) 국회 본청 후문까지 걸어보면 거리가 상당하다는 걸 알 것”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정치인이 처음 (따릉이를) 타서 이슈가 되는 게 오히려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따릉이를 타면 되게 편한데, 정치인 중에서 지금까지 아무도 이용을 못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국회도 보도자료서 “따릉이 인프라로 ‘라스트 마일’ 연결해 도보 통근자 편의 높여”
국회 경내에는 원래 따릉이 대여소가 의원회관 한 곳 뿐이었으나, 지난 3월 7곳 추가 설치됐다. 국회는 당시 ‘국회 방문, 차 키는 집에 두고 오세요’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따릉이 인프라를 국회 경내에 대폭 확충해 대중교통 이용 전후 틈새인 ‘퍼스트-라스트 마일’을 연결해 도보 통근자의 이동 편의가 높아지고, 자동차 이용을 감소시켜 배기가스 감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퍼스트 마일(First Mile)’은 집에서 지하철·버스를 타기까지 이동하는 구간을, 라스트 마일은 지하철·버스에서 내려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이동하는 구간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