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4일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외화내빈”이라면서 “4대 기업의 피 같은 돈 44조원 투자를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와 맞바꾼 기대 이하의 성적표”라고 했다.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현대차 등 국내 기업들이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44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했지만 이에 비해 얻은 성과가 적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고 “무엇보다 우리의 요구였던 백신 스와프가 성사되지 못하고, 미국의 군사적 차원의 필요였던 국군장병 55만명 분의 백신을 얻는 데 그친 것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군사 동맹 국가에 대한 미국 측의 배려이자 군사적 필요성 차원에서 나온 것일 뿐”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 시각)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쪽 장병들이 협업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며 한국군 55만명에 대한 백신 직접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 글로벌 포괄적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 백신을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위탁생산하기로 했다. 그런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역할은 해외에서 백신 원액을 들여와 ‘완제 충전'하는 데 그친다. 원액을 병에 나눠담는 일을 맡은 것이다.
안 대표는 “백신 위탁 생산과 향후 포괄적 백신 협력 파트너십은 단순 충전(병입)과 포장을 넘어 핵심 기술이 우리나라 기업에 이전되고 생산된 백신들이 우리 국민이 우선적으로 맞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특히 mRNA 백신은 원료부터 우리나라 기업이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전이 핵심”이라며 “이 모든 것이 확인되고 확정돼야 백신 외교가 진정으로 성공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미사일 협정 종료의 의미도 미국에만 일방적 안전보장 의무가 있던 한미동맹을 역내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쌍무적 동맹으로 전환하라는 요구”라며 “그간 정상 간 성명에 없던 대만해협 문제가 들어간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또 “북핵 폐기와 남북관계도 마찬가지”라며 “이제까지의 노력은 인정하고 존중하되 진정성 없는 비정상적 방법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음을 북한 당국에 분명히 알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북한 당국에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진솔하고 가감 없이 설명하기 위해 평양 특사를 제안하는 것도 검토해보길 바란다”고 했다.
안 대표는 전날(23일)이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와 관련해서는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정책을 비롯한 이 정권의 무능은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니라 ‘사람 잡는 세상'을 만들어 버렸다”며 “그들은 노 전 대통령 살아생전에 자신들이 돌을 던졌던 일은 감추고 봉하마을에 내려가는 쇼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무현의 못다 이룬 꿈을 계승하겠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노 대통령의 꿈을 망치고 있다. 한마디로 어불성설이자 눌린 돼지머리가 웃을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