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각)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며, 차별 없이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해야 한다는 미국의 건국이념은 세계의 보편적 가치가 되었다”고 했다.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 시각) 워싱턴 한국전 참전기념비 공원에서 열린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서 참전용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한국전 참전기념비 공원에서 열린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 참석해 “미국은 가치의 힘으로 세계를 바꿨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한국 역시 그 가치의 힘으로 식민지와 전쟁, 독재와 빈곤을 극복하고 두려움이 아닌 희망의 이야기를 써올 수 있었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전쟁과 전후 재건이라는 가장 힘들었던 고비에 참전용사들이 있었다”면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쟁이 끝난 뒤에도 한국에 남은 리차드 위트컴 장군 이야기를 꺼냈다. 위트컴 장군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 제2군수사령관으로 재난 복구에 전력을 쏟았고, 전역 후에도 구호 활동과 재건사업을 도왔다.

문 대통령은 “‘전쟁은 총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 나라 국민을 위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다'라고 위트컴 장군이 미국 의회에서 발언했을 때 의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면서 “위트컴 장군은 지금 나의 고향 부산에 있는 세계 유일의 유엔기념공원에서 한국을 사랑했던 39명의 전우들과 함께 잠들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나는 취임 후 첫 순방에서 장진호전투 기념비를 찾았다. 양국 국민들은 장진호 영웅들의 용기와 숭고한 희생에 깊이 공감하며 하나가 되었다”면서 “대한민국은 참전용사들의 희생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계속 증명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추모의 벽’은 기념공원 내 추모 연못을 중심으로 설치되는 높이 1m, 둘레 50m의 화강암 벽이다. 벽면에는 미군 및 카투사 전사자 4만3천769명의 이름과 유엔 참전국 수, 부상자 수가 새겨진다.

6·25전쟁에서 헌신한 참전용사에 대해 감사와 한미 간 우호 협력 증진의 뜻을 담았다. 정부는 작년과 올해 예산 대부분을 부담하며 건립을 전폭 지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 시각) 워싱턴DC 한국전 참전기념비 공원에서 열린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착공식에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이수혁 주미 대사,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부부, 존 틸럴리 한국전 참전용사 추모재단 이사장, 손경준 6.25 참전 유공자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또 한국전 참전용사로, 기념공원 내 ’19인 용사상' 모델 중 1명인 윌리엄 빌 웨버(96) 퇴역 대령을 비롯한 참전용사 3명과 참전용사의 유족들도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