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경제계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 “(사면론을 보도하는) 언론 보도가 유감”이라면서 “이 부회장이 백신과 관련해 ‘로보트태권V’ 같다”고 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문 대통령의 ‘복심(腹心)’이라고 불리는 윤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부회장이) 어릴 때 봤던 (만화영화) 태권V처럼 위험에 빠지면 어디선가 나타나서 구해주는 게 아니지 않느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이 부회장이 백신에 있어서 요술방망이는 아니다”라고도 했다.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해 이 부회장 사면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반박한 것이다.

윤 의원은 백신에 대해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9번째로 백신을 많이 확보한 상태”라면서 “문제는 백신 불안감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 사면론을 위해 “좀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삼성이란 기업의 경쟁력을 생각해 사면해야 하든지”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부회장 사면론은 백신 확보 뿐만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윤 의원은 이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8월 10일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을 방문,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함께 차세대 디스플레이 더월을 통해 아산 클러스터 현황과 직원들의 환영인사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 의원은 오는 21일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백신 스와프’가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 당국자들이 노력했고, 백신이 의제에 당연히 포함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백신을 들여오는 것만 생각한다면 1차원적인 것 같다. 기술협력이나 위탁생산, 또는 우리나라가 생산기지로서의 백신 허브가 되는 것까지 열어놓고 논의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심스럽지만,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개팅 자리에서 결혼반지를 주고받을 수는 없지 않나. 지금 (한미 정상이) 처음 만나는 것”이라며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봐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