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가 1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렸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중심에 세계 최고 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향후 510조원 규모의 대대적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네페스, 리벨리온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올해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510조원+α(플러스 알파) 규모로 대대적 투자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K-반도체 벨트’ 조성, 세제·금융·규제 개선 등 투자 인센티브 제공, 인력 양성·기술 개발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경기 용인에 ‘소부장 특화단지’를 조성한다. 화성과 용인엔 ‘첨단 장비 연합기지’, 중부권엔 ‘첨단 패키징 플랫폼’, 판교엔 ‘팹리스(설계) 밸리’를 조성한다. 이 같은 ‘K-반도체 벨트’를 조성해 한국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시스템반도체를 육성하고, 소재·부품·장비가 결합된 종합 반도체 벨트를 완성하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또 반도체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양산 시설 확충을 위해 연구개발(R&D)·시설투자 세액공제를 대폭 강화하고, 1조원 이상의 반도체 등 설비투자 특별자금 신설 등 금융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화학물질 취급시설 인·허가도 단축하는 등 규제도 합리화하기로 했다. 공장 가동에 필요한 용수물량 확보, 송전선로 구축, 폐수 재활용 R&D 지원 등도 제공하기로 했다
반도체 관련학과 정원을 확대해 2031년까지 반도체 산업인력 3만6000명을 육성하는 등 인력 확보 대책도 마련했다. ‘반도체 특별법’ 제정도 검토하기로 했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생산 라인이 멈춰선 것과 관련한 대책도 추진한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자동차와 반도체 기업이 공동 노력으로 미래차 핵심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반도체 생산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5번째다. 2018년 10월에는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준공식에 참석했고, 2019년 4월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전략 선포식, 2019년 11월엔 MEMC코리아 실리콘웨이퍼 2공장 준공식, 지난해 7월엔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 열린 ‘소부장 2.0 전략 보고대회’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과 관련해 관계 부처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정부는 한 달 만에 ‘K-반도체 전략’을 세워 이날 보고했다.
이번 행사에는 정부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현대차 등 수요 기업, 서울대·연세대 등 반도체 관련 대학 등에서 7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