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이렇게 말한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백신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제기됐다. 우리 정부가 2000만명분(4000만회분)을 공급받기로 계약한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의 백신 공급 일정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月 1억5000회분 생산 목표, 3분기→4분기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 시각) 노바백스가 코로나19 백신 공급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노바백스는 올해 3분기부터 매달 1억5000회분을 생산하기로 했는데, 4분기는 돼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노바백스는 백신 원료와 자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신 승인 일정도 미뤄졌다. 노바백스는 당초 이달 중 미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승인 신청 자체를 6월 이후로 수정했다. 노바백스는 지난 1월 영국에서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89.3%의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 현재 미국과 멕시코에서 실시한 최종 임상시험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 결과가 오는 6월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노바백스의 공급 일정 지연 발표는 문 대통령의 취임 4주년 특별연설 후 나왔다. 문 대통령은 10일 “백신 개발국이 아니고, 대규모 선투자를 할 수도 없었던 우리의 형편”을 언급하면서 현재 우리 정부의 백신 도입과 접종이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또 “전세계적인 백신 공급 부족과 수급 불안정으로 백신 확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우리 국민 두 배 분량의 백신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확보한 9900만명분의 백신 중 20%를 차지하는 노바백스 백신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정부는 3분기까지 노바백스 백신 1000만명분을 공급받겠다는 계획이었다.
◇정부가 확보한 백신 20%가 노바백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방한한 스탠리 에르크 노바백스 최고경영자(CEO)를 청와대에서 접견하고 “(노바백스 백신이) 한국(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어 우리에게는 매우 의미가 깊다”면서 “남은 사용허가 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 백신을 만드는 제약사 대표와 직접 만났음에도 백신 공급 일정이 지연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9일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와 영상 통화를 하고, 모더나 백신을 2분기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그런데 4개월 뒤인 지난달20일,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모더나는 상당 부분이 상반기에는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었고, 하반기에 들어오도록 돼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