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이렇게 말한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백신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제기됐다. 우리 정부가 2000만명분(4000만회분)을 공급받기로 계약한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의 백신 공급 일정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스탠리 에르크 노바백스 CEO와 접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月 1억5000회분 생산 목표, 3분기→4분기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 시각) 노바백스가 코로나19 백신 공급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노바백스는 올해 3분기부터 매달 1억5000회분을 생산하기로 했는데, 4분기는 돼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노바백스는 백신 원료와 자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신 승인 일정도 미뤄졌다. 노바백스는 당초 이달 중 미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승인 신청 자체를 6월 이후로 수정했다. 노바백스는 지난 1월 영국에서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89.3%의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 현재 미국과 멕시코에서 실시한 최종 임상시험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 결과가 오는 6월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노바백스의 공급 일정 지연 발표는 문 대통령의 취임 4주년 특별연설 후 나왔다. 문 대통령은 10일 “백신 개발국이 아니고, 대규모 선투자를 할 수도 없었던 우리의 형편”을 언급하면서 현재 우리 정부의 백신 도입과 접종이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또 “전세계적인 백신 공급 부족과 수급 불안정으로 백신 확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우리 국민 두 배 분량의 백신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확보한 9900만명분의 백신 중 20%를 차지하는 노바백스 백신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정부는 3분기까지 노바백스 백신 1000만명분을 공급받겠다는 계획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스탠리 에르크 노바백스 CEO와 영상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확보한 백신 20%가 노바백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방한한 스탠리 에르크 노바백스 최고경영자(CEO)를 청와대에서 접견하고 “(노바백스 백신이) 한국(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어 우리에게는 매우 의미가 깊다”면서 “남은 사용허가 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 백신을 만드는 제약사 대표와 직접 만났음에도 백신 공급 일정이 지연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9일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와 영상 통화를 하고, 모더나 백신을 2분기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그런데 4개월 뒤인 지난달20일,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모더나는 상당 부분이 상반기에는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었고, 하반기에 들어오도록 돼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