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관련해 천대엽 대법관 후보자에게 “대법관이 되면 운전해주시는 분이 계시니 차 안에서라도 세태 돌아가는 것, 댓글도 좀 보라”고 했다. 소 의원은 “참고로 말씀드리면 요즘 젊은 친구들은 (언론 기사의) 본문을 안 보고, 댓글만 주로 본다”고도 했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소병철 페이스북

소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에게 서면질의를 보낸 것 중에 후보자는 세간의 소식을 어떻게 보냐고 물었더니 법원에서 제공해주는 뉴스로 본다고 답했는데 그걸 보고 실망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 돌아가는 것을 법원에서 재단한 정보만 가지고 보니까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알 수 있겠냐”고 했다.

소 의원은 “2019년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법제도 신뢰도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가 37개 나라 가운데 꼴찌였다”며 “그리고 지난해 형사정책연구원의 형사사법기구 신뢰도 조사를 보면 경찰, 법원, 검찰 순으로 이전에는 법원이 가장 먼저였는데 순위가 바뀌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소주 10병을 마셔 필름 끊겼다는 변명 안 통했다 70대 성폭행한 30대 징역 10년 선고’라는 사건 보도가 있었다”며 “그 보도의 댓글을 보니 순식간에 2000개가 넘는 ‘좋아요'가 달렸다”고 했다.

또 “지난해 5월 묻지마 폭행 두 번에 걸친 영장 기각에 대한 보도의 댓글을 살펴보니 ‘판사 너희 가족이라면 그러겠냐' 등 이보다 심한 표현도 많이 있었는데 무려 13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국민의 목소리”라고 했다.

소 의원은 “‘웰컴투비디오 손정우 사건'에 대해서도 ‘코트넷(법원 내부통신망)’에 ‘미국에서는 영상 한 번만 내도 징역 70개월인데 우리는 이게 뭐냐'라며 자조적이고 반성적인 글이 올라온 게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라고도 했다. 손씨는 2015년부터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직접 아동 음란물 3055개를 올린 혐의로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소 의원은 “일반 국민과 피해자는 지금 도저히 법원의 재판에 대해 이해가 안 되는 것”이라며 “후보자는 상임 양형위원으로 21개월간 근무했는데 양형위원회 제도가 법원이 스스로 (국민 정서를) 못 따라가니 별도로 이런 제도를 만든 게 아니냐”고 했다.

천 후보자는 이에 대해 “양형위원회가 만들어진 것은 결국 국민의 건전한 양형 상식이나 법에 대한 상식, 법 감정이 법관에게 전달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경험적인 양형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현장에 충분히 전달되기에는 다소간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며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는 전향적으로 검토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논리를 만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