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통화정책은 정책 변수 간 상충 관계에 직면하기 마련이지만 지금은 그러한 상충이 크지 않다"며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는 "적절한 시기"를 언급했는데, 이번에는 늦어지면 안 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가장 빠른 7월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신 총재는 이날 서울 한국은행에서 열린 창립 72주년 기념식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성장·물가·금융 안정 상황은 통화정책 측면에서 비교적 명확하게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5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후 입수된 데이터도 이러한 점을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데 부담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보다 1.8% 상승해 2020년 3분기(2.2%)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물가 변동을 제외한 명목 GDP는 전년 동기보다 17.1% 성장했다. 1995년 3분기(19.2%) 이후 30여년 만에 최고다.

반면 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신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치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3.1% 상승했다. 2024년 3월(3.1%)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물가를 뜻하는 근원물가는 2.5% 올랐다.

신 총재는 금리 인상으로 취약 계층과 서민의 부채 상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통화정책은 시장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준다"며 "이러한 어려움에 대한 선별적인 지원은 재정정책을 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신 총재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다소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시장에서는 경상수지의 큰 폭 흑자가 기업의 납세와 국내 투자 확대를 통해 원화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환율도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신 총재는 "확충된 재정 여력과 기업 재무 여건을 바탕으로 미래의 성장 잠재력 제고를 위한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세대·계층 간 양극화를 완화하는 노력도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