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파업을 사흘 앞둔 18일 오전 10시, 고용노동부 산하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노사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2차 사후조정이 시작됐다. 사후조정은 중노위 중재 하에 노사가 협상안을 만드는 자리다. 2차 사후조정은 삼성전자 파업 전 마지막 협상 기회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이 직접 참관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리는 2차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의 최승호 위원장은 회의에 들어가면서 취재진과 만나 "어쨌든 사후조정까지 왔다"며 "이번 2차 사후조정도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말씀드린다"고 했다. 취재진이 '이재명 대통령이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이 존중돼야 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묻자, 최 위원장은 아무말을 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측 교섭위원인 여명구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김형로 부사장은 아무말 없이 바로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출근길에 한 기자와 만나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하고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고, 성과급 상한을 없애지 않으면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총파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은 300조원으로 예상되는데, 45조원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것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11~13일 중노위에서 1차 사후조정을 진행했으나 결렬됐다. 노사 갈등이 계속되자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해외 출장 중에 귀국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고 했다. 이 회장의 사과문 발표 이후 노사는 2차 사후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2차 사후조정도 결렬되면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7일 삼성전자 파업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문에서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면 정부는 긴급조정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리가 언급한 긴급조정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76조에 근거한 '긴급조정권'을 말한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쟁의행위가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을 때에는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는 즉각 쟁의행위를 중단해야 하고 30일간 파업이 금지된다. 이 기간 파업 행위를 계속하면 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을 수 있다. 30일간 노사는 협상을 재개해야 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중앙노동위원장 직권으로 중재 회부가 결정된다. 중재안이 나오면 노사는 이를 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