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임기를 마치면서 "통화·재정 정책만으로 우리 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이뤄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경제구조 변화와 함께 통화·재정 정책의 영향력이 점차 약화하고 있음에도 과거 성공 경험으로 정책당국 역할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과거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 유출입에 크게 좌우되던 외환시장에서 이제는 국내 기업, 개인, 국민연금 등 거주자의 영향도 크게 확대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실을 제도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 과거와 같이 외환시장 개입이나 금리 정책만으로 환율을 관리하려고 하면 더 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반도체 호황으로 최근 경기 및 외환시장 상황이 일정 부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점은 다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특정 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그로 인한 양극화라는 구조적 문제가 오히려 더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마냥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그간의 주요 성과로 ▲물가상승률을 주요 중앙은행보다 먼저 2%대로 낮춘 점 ▲한국형 포워드 가이던스 도입 ▲20여편의 구조개혁 보고서 발표 국제결제은행(BIS)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CGFS) 의장직 수행 ▲가계부채 비율 하락세를 이끈 점 등을 꼽았다.
이 총재는 지난 2022년 4월 한은 총재로 취임해 이날로 4년의 임기를 마쳤다. 후임 총재로 지명된 신현송 전 BIS 통화경제국장이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통과하면 오는 21일부터 임기를 시작할 전망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에 전체회의를 열고 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