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생아 숫자를 예상하려면 작년 5월 이후 임신부 숫자를 파악하면 된다. 보통 임신 판정을 받고 8개월 뒤에 아이를 낳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임신·출산 진료비 사전 신청자 숫자를 출생아 숫자의 '선행 지수'로 보고 있다. 작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임신·출산 진료비 사전 신청자 수가 전기(前期)보다 14% 증가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올해는 '출생아 숫자 3년 연속 증가' 기록을 달성할 전망이다. 이는 14년 만에 있는 일이다.

2024년 7월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대합실에서 열린 서울교통공사의 임산부 배려 캠페인에서 출산을 앞둔 임산부가 설문에 참여하고 있다. /뉴스1

◇ 작년 5월~올해 1월 임산부 등록, 전년比 14% 증가

9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5월~올해 1월 임신·출산 진료비 신청자 수는 27만23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23만6822명)보다 14.1% 증가한 것이다.

산부인과에서 '임신 확인서'를 받으면, 건강보험공단에 임신·출산 진료비를 신청할 수 있다. 드물게 출산 이후 바우처를 신청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임신 여부를 갓 확인한 임신부가 신청한다.

통상 임신 판정을 받은 이후 8개월 뒤 아이를 낳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기간 임산부 등록 추이는 올해 1~9월 출생아 수 흐름과 연결된다. 다만 쌍둥이·삼둥이 등 다태아 출산과 유산의 경우가 있어, 임산부 수가 출생아 수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월별로 보면 임산부 등록자 증가 폭은 커지고 있다. 전년 대비 임산부 등록자 수 증가율은 ▲지난해 5월 6.8% ▲6월 17.1% ▲7월 13.4% ▲8월 12.8% ▲9월 14.1% ▲10월 15.4% ▲11월 13.4% ▲12월 13.6% ▲올해 1월 20.6% 등이다.

정부 관계자는 "임산부 등록 추이를 보면 올해도 출생아 수 반등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2024년 0.75명이었던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도 올해는 0.87명, 2030년에는 1.1명대 수준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출생아 수가 전년 대비 8289명 증가했고, 2025년에도 12월 치를 합산하면 전년 대비 증가할 전망이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2026년에도 이런 추세면 증가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래픽=손민균

◇ 1990년대생이 출산율 반등 이끌어… "2031년 이후 출산율 다시 떨어질 가능성"

이처럼 최근 출산율이 늘고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1990년대생이 출산 연령대에 진입한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정부도 출생아 수 반등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각종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임산부로 등록하면 임신·출산 진료비 바우처를 100만원(다태아 140만원) 지급한다. 출생 후 지급되는 바우처인 '첫 만남 이용권'은 첫째 200만원, 둘째 이상 300만원 지원한다.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근로자에게 급여 보전 명목으로 주어지는 지원 금액 상한도 높인다.

올해부터는 아동수당 지급 대상이 현행 7세까지에서 8세까지로 올라가고, 비수도권이나 인구 감소 지역에 거주하는 아동은 월 5000~2만원 더 받을 수 있게 된다. 육아휴직 기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원금 상환이 유예되는 제도도 시행된다.

다만 출산율 반등을 주도하는 '2차 에코붐 세대'(1991~1995년생)의 인구 효과가 끝나면 출산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4년 출생아 수 증가는 장기적·지속적 반등이 아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했다.

전체 출생아 중 모(母)의 연령대가 30~34세인 경우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 2차 에코붐 세대의 막내 격인 1995년생이 35세에 진입해 출산 핵심 연령대에서 벗어나는 2031년 전후로 '인구 효과'가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