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의 외화채 발행을 추진한다. 원·달러 환율을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다.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국민연금의 외화채 발행 필요성과 타당성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뉴스1

정부는 현재의 고환율 상황이 국민연금의 대규모 해외 투자에서 일부 비롯된다고 보고 있다. 국민연금이 현물환 시장에서 원화를 달러로 대거 바꿔 해외에 투자하는 구조가 환율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 투자 재원을 해외에서 외화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도록 하면, 국내 외환시장에서의 달러 매수 수요를 줄이고 환율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복지부는 연구용역 이후 국민연금법 개정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행 국민연금법은 연금 사업에 필요한 기금을 ▲연금보험료 ▲기금 운용 수익금 ▲적립금 ▲공단의 수입 지출 결산상의 잉여금 등 4가지 재원으로 조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외 채권을 발행해 재원을 조달하는 것은 현행법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법 개정이 필요한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연금법 개정 방안에 대해 기획재정부도 동의하는 상황"이라며 "(신속한 처리를 위해) 의원 발의 입법도 같이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외화채 발행 규모와 시기 등 자세한 사항은 정부가 환율 대응을 위해 꾸린 기획재정부·복지부·한국은행·국민연금 4자 협의체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한편 4자 협의체는 환율 대응을 위해 올해 말 만료 예정인 외환당국·국민연금 간 외환스와프 계약 연장 등 다양한 방식의 외환시장 안정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연금이 국내 경제와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건 사실인데, 연기금이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환율의 영향을 연기금도 굉장히 많이 받는다"라며 "이처럼 (국민연금과 환율이) 상호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새로운 경제 환경에 맞춰 연금 운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할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