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326원까지 내려갔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달러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다만 이후 달러 약세가 누그러지면서 1329원으로 올라섰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 종가는 전 거래일(13일)보다 0.5원 내린 1329원을 기록했다. 오후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6일(1327.6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 거래일 마감가(새벽 2시 기준) 1329.60원보다는 0.6원 내렸다.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개장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이날 환율은 1329원에 개장한 직후 하락하면서 오전 9시 1분에는 1326.10원까지 내렸다. 그 후 1326원 후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오전 10시 42분쯤 1336.8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후 내리 하락하면서 1329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이날 새벽 연준이 기준금리 목표구간을 5.25~5.50%에서 4.75~5.00%로 낮춘 여파로 달러 가치가 요동치면서 롤러코스터를 탔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기준금리 결정이 발표된 직후인 이날 오전 4시 10분 기준 100.67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빅컷을 새로운 속도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과도한 추가 인하 기대가 다소 누그러졌다. 이후 달러지수는 상승 전환됐고, 오전 10시 35분 101.44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후 내리 하락하면서 오후 3시 30분에는 100.86원까지 떨어졌다. 오후 4시 15분에는 기준금리 결정 직후와 비슷한 100.68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튼튼한 펀더멘탈(기초체력)과 수입업체의 달러 저가매수 수요 등을 고려해 달러 약세 흐름이 강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빅컷이 단기적으로 달러화 추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면서 “빅컷 기대감이 외환시장에 선제적으로 반영한 측면도 있고, 미국과 여타 주요국 간 금리 스프레드(격차) 수준은 달러화를 지지하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앞당기면서 경제 연착륙을 도모하려는 연준의 노력은 글로벌 위험 선호 회복을 부추길 수 있어 환율 하락 압력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그는 “환율이 급락할 경우 수입업체가 적극적으로 매수 대응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환율 낙폭은 제한될 것으로 봤다.

한편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31.30원에 거래됐다. 지난 13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943.28원)보다 11.98원 내린 것이다. 하루 뒤(20일) 공개되는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엔화가 약세를 나타내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