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인공지능(AI) 업황 호조에 힘입어 지난 2분기 국내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수익성 지표 중 하나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 2만3137개(제조업 1만1651개·비제조업 1만1486개)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지난해 2분기보다 5.3% 증가했다. 올해 1분기 1.2% 증가한 뒤 증가 폭이 더 커진 것이다.

부산 신선대 수출항. /조선DB

매출 증가율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제조업은 지난해 2분기 -6.9%에서 올해 2분기 7.3%로 뛰었다. 특히 기계·전기전자(20.7%) 업종의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는데, AI 서버용 제품 수요 호조에 따른 반도체 가격 상승 영향으로 분석된다.

비제조업 매출액 증가율도 -0.7%에서 2.6%로 개선됐다. 비제조업 중에선 전기가스업 매출이 1분기 12.7% 감소에서 2분기 0.1% 증가로 돌아선 것이 눈에 띈다. 지난해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판매 단가 상승의 영향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운수업 매출 증가율도 해상운임이 오르면서 5.9%에서 8.3%로 상승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매출 증가율이 올해 1분기 3.0%에서 2분기 5.4%로 높아졌고, 중소기업은 1분기 -6.9%에서 2분기 4.6%로 플러스(+) 전환됐다.

수익성 지표도 개선됐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올해 2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6.2%)은 작년 2분기(3.6%)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2022년 2분기(7.1%)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특히 제조업(2.9→7.1%)의 영업이익률 상승 폭이 비제조업(4.6→5.1%)보다 컸다. 기계·전기전자 업종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가 확대되고, 환율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이다.

매출액 세전 순이익률(6.7%)도 1년 사이 0.7%포인트(p) 올랐고, 이자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252.4%에서 418.2%로 급증했다. 이자 비용 증가 폭보다 영업이익 증가 폭이 더 크게 나타난 영향이다.

재무 안정성 지표를 보면 전체 기업의 부채 비율은 92.1%에서 88.9%로, 차입금 의존도는 25.7%에서 25.2%로 하락했다. 강영관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반도체 수출 호조로 제조업의 매출 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이 상승했다”며 “자기자본 확충, 미지급 배당금 지급 등으로 안정성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