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사과 가격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집중 관리하는 추석 20대 성수품 중 과일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해 작황 악화로 공급이 줄며 가격이 급등했지만, 올해는 작황이 좋아 햇과일 출하가 본격화하면서 가격이 안정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우와 닭고기, 감자와 양파 시세도 내렸다. 다만 폭염 영향으로 조기와 오징어·배추·무 가격은 올랐다. 특히 수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수온이 오르면서 조기는 중국산으로 대체되고 있으며, 명태는 2019년 국내산 포획이 금지된 뒤 러시아산이 주로 소비되고 있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작년 추석 ‘금(金)사과’로 불린 사과는 올해 작황이 좋아 가격이 내렸다.

사과(홍로·상품) 중도매가격은 10㎏에 7만7980원으로 1년 전보다 4.2% 내렸다.

중도매가격은 중도매인 상회에서 소상인과 실수요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으로, 정부 할인 지원이나 마트별 할인이 적용되지 않은 값이다.

배(신고·상품) 중도매가격은 15㎏에 6만4760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8.3%, 21.0% 비싸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사과 가격은 20% 이상 내렸고 배도 작년보다 저렴해졌다.

대형마트의 경우 사전에 대량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농할쿠폰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사과(1㎏)를 작년보다 25% 저렴한 9155원에, 배(3㎏)를 35% 저렴한 1만320원에 각각 판매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사과는 시세가 작년보다 20% 이상 저렴하지만 ‘상품’은 선물 세트와 제수용 수요로 많이 내리지는 않았다”며 “배도 ‘상품’은 일시적으로 물량이 부족해 시세가 올랐지만 소비자 가격은 농할쿠폰 적용 등으로 작년보다 내렸다”고 설명했다.

양파와 감자는 작년보다 수확량이 늘어 가격이 내렸다.

양파(상품) 중도매가격은 15㎏에 1만8160원으로 1년 전보다 15.2% 내렸다. 감자(상품) 중도매가격은 20㎏에 3만436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8.5% 내렸다. 밤과 잣, 대추는 가격이 작년과 비슷하다.

배추와 무는 작년 추석 때보다 큰 폭으로 뛰었다. 배추(상품) 중도매가격은 지난 5일 기준으로 10㎏에 2만7820원으로, 1년 전보다 94.6% 올랐다. 무(상품) 중도매가격은 20㎏에 2만880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58.6% 상승했다. 배추와 무는 지난달 폭염과 열대야로 작황이 부진한데 추석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 값이 올랐다.

한우와 닭고기 시세는 작년 추석보다 하락했다. 한우 도매가격은 1㎏당 1만8379원으로 추석 성수기임에도 1년 전(1만9244원)보다 4.5% 하락했다. 닭고기 도매가격은 1㎏에 2827원으로 1년 전(3643원)보다 22.4% 내렸다.

돼지고기와 계란의 경우 폭염으로 출하량이 줄어 도매가격은 올랐으나 대형마트에선 할인을 적용해 작년과 비슷한 가격에 팔고 있다.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1㎏에 7154원으로 1년 전(6천636원)보다 7.8% 올랐다.

수산 품목 가운데 조기와 오징어, 멸치는 수온 상승 영향으로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올랐다.

조기 소매가격은 한 마리에 1797원으로 1년 전보다 33.3% 올랐다.

오징어는 어획량이 계속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동해안 대표 어종이었던 오징어가 최근 서해안에서도 잡히고 있지만 하루 조업량은 30% 줄어든 상황이다.

오징어(냉동·중) 중도매가격은 1㎏에 1만424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3.4%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