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한국전력 사장./한국전력 제공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28일 하남시가 동서울변전소의 설비 증설을 최종 불허 결정 내린 것과 관련해 “전력망 건설은 어떤 이유에서라도 더 이상 지연·좌초될 수 없다”며 “전자파와 관련한 걱정은 극히 일부 세력들의 흑색선전과 악의적인 주장에 불과한 괴담”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진행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전력망 건설은 글로벌 무한 경쟁 시대에 국가경쟁력 핵심”이라며 “동해안-수도권 HVDC 건설사업은 66개월 이상 지연됐고, 북당진-신탕정 건설사업은 150개월, 신시흥-신송도 사업은 66개월이 지연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해안-수도권 HVDC 건설을 예시로 들며, “전력망 건설이 제때 완료되지 못하면 수도권의 안정적 전력공급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해진다”면서 “전력을 만들어도 보낼 수가 없으니 동해안 지역의 발전 제약이 불가피해지고, 남부지역의 재생에너지 접속 제한도 늘어나게 된다”고 했다.

김 사장은 “반도체·로봇 등 국가 첨단산업을 위해서도 전력망 건설이 시급하다”며 “이러한 상황을 대다수 국민들과 하남시 주민 대부분도 이해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망 건설지연으로 인해 국민들이 추가 부담해야 할 전기요금도 연간 3000억원 수준”이라고 했다.

한전은 2026년 6월 준공 예정인 동해안-수도권 HDVC 건설이 2028년 12월까지 지연된다고 가정할 시 발생하는 제약비용을 7462억원으로 봤다.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연간 2985억원이 더 드는 것으로 추산했다.

김 사장은 최근 경기 하남시 동서울변전소 사업 관련, 인근 주민들이 전자파를 우려하는 데 대해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사장은 “대도시 지하변전소의 지상부와 송전선 바로 밑에도 사택을 지어 지금도 한전 가족이 살고 있다”며 “사장인 저도 34만5000볼트와 15만4000볼트 2개의 지하 변전소가 있는 한전아트센터에서 근무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동 인구가 많은 코엑스, 롯데월드타워와 같은 대형 건물은 물론, 모든 빌딩에도 대용량 전기 사용을 위한 변전소가 설치되어 있으며 우리가 아파트 수전설비로 알고 있는 것도 사실상 변전소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HVDC 송전망 사업은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범국가적 숙원 사업”이라며 “한전은 국가기간 전력망 건설 기간을 어떻게든 단축하기 위해 국회 및 정부와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고, 지역 주민을 위한 파격적인 지원과 보상안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특별법 보상안과 관련해선, “특단의 지원과 보상을 특별법에 담고 있다 했지만, 전자파 때문이 아니다. 송전설비 설치에 따른 미관상 문제, 토지이용 장애에 대해 과거보다 보상 수준을 높여서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