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있는 가구 두 집 중 한 집은 ‘맞벌이 가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맞벌이 가구 비중은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혼자 사는 ‘60세 이상’이 ‘30대 이하’ 1인 가구 수를 처음 넘어선 것으로도 집계됐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3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취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맞벌이 가구는 611만5000가구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26만8000가구 증가한 것이다.

지난 2월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맞벌이 가정 등 돌봄이 필요한 학생이 등교를 하고 있다. /뉴스1

◇ 맞벌이 가구 비중도, 자녀 있는 맞벌이 수도 ‘역대 최대’

전체 유배우 가구(가구주와 배우자가 거주) 중 맞벌이 가구 비중은 48.2%였다. 전년 대비 2.1%포인트(p) 늘었다. 201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맞벌이 가구 비중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기였던 2019·2020년 45%대를 유지하다가, 이후 점점 치솟았다.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구의 수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자녀 있는 맞벌이 가구는 232만6000가구로, 전년 대비 12만9000가구 증가했다. 자녀 있는 유배우 가구 중 이들의 비중은 56.8%로 3.5%p 상승했다.

동거 맞벌이 가구의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을 보면, 자녀가 있을 경우 남성이 더 길게 일하고, 여성은 더 짧게 일했다.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구의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은 39.1시간으로, 1년 전보다 2.1시간 늘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42.6시간, 여성은 35.5시간으로 전년 대비 각각 2.2시간, 1.9시간 증가했다. 일반 동거 맞벌이 가구의 평균보다 남성은 0.7시간 많았고, 여성은 0.9시간 짧았던 것이다.

맞벌이 가구는 수도권에 많이 살고 있었다. 경기도(157만4000가구)·서울(92만1000가구)·경상남도(44만1000가구) 순으로 많았다. 비중으로 보면 제주도(60.5%)·전라남도(57.9%)·전라북도(57.1%)·세종(54.8%) 순으로 높았다.

통계청 제공

◇ ‘60세↑’ 1인 가구, ‘30대↓’ 처음 제쳐… 저출생·고령화 단면

통계청은 지난해 1인 가구 현황도 함께 집계했다. 1인 가구는 738만8000가구로 전년 대비 16만4000가구 늘었다. 특히 1인 가구의 고령화가 감지되는 모습이다. ‘60세 이상’ 1인 가구는 270만가구로 집계됐는데, ‘30대 이하’ 1인 가구(263만가구)보다 많았다. 두 연령대의 1인 가구 수가 역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임경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저출생·고령화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60세 이상 1인 가구가 처음으로 30대 이하 1인 가구 수를 넘었다”라며 “기대수명이 길어진 만큼 독거노인 수가 늘어난 측면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1인 가구 중 취업가구는 467만5000가구로 전년 대비 12만가구 증가했다. 1인 취업 가구는 30대(109만 가구)·60세 이상(106만6000가구) 순으로 많았으며, 전년 대비 취업 가구 증가 폭은 60세 이상(1.7%p)에서 가장 컸다. 산업별로는 제조업(67만9000가구)·보건업및사회복지서비스업(50만4000가구)·도매및소매업(47만가구) 순으로 많았다.

통계청 제공

교육 정도별로 보면, 1인 취업 가구는 대졸 이상(236만4000가구)·고졸(156만9000가구) 순으로 많았다. 1인 취업 가구 중 대졸 이상이 50.6%로 과반 수준을 차지했다. 임금별로는 ‘200~300만원 미만’(34%)이 가장 많았고, ‘300~400만원 미만’(24.8%)이 그 뒤를 이었다. ‘400만원 이상’은 20.0%로, 전년보다 2.5%p 상승해 비중이 가장 가파르게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