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용인 산단) 조성에 걸림돌이었던 평택시 송탄 상수원 보호구역 문제가 해결됐다. 산단 조성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갈등의 핵심 원인이던 ‘물 부족 우려’는 ‘해수 담수화’ 등으로 풀어 나갈 예정이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관계자에 따르면 반도체 산단이 들어설 용인시와 상수원 보호구역을 지정했던 평택시는 ‘대체취수원’ 마련을 전제로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그간 용인시는 산단 예정지의 19%인 140만㎡가량이 송탄 상수원 보호구역에 묶여 있다며 해제를 요구했다. 공장 신축을 포함한 공장 설립 승인이 제한되는 등 각종 개발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용인 산단은 반도체 제조 과정에 쓰이는 물을 송탄 대신 팔당댐에서 받기로 했다. 다만, 팔당댐에서 받는 물은 한정적이라 공업·생활용수가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3월 대규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모습. /연합뉴스

산업부와 환경부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들어오는 용인 산단에 해수 담수화를 통한 온배수, 재이용수 등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수 담수화를 통해 하루 공급되는 물의 양은 삼성전자가 필요하다고 밝힌 일일 80만t(톤) 중 19% 정도인 15만t 규모에 해당한다.

해수 담수화는 공업용수나 생활용수로 직접 사용하기 힘든 바닷물로부터 염분을 포함한 용해 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온배수는 발전소에서 냉각수로 사용된 후 하천이나 바다로 배출되는 따뜻한 물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우선 팔당댐에서 끌어와 비축한 물과 일정량의 하수처리수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지자체들은 용인 산단에 필요한 수량 비축 및 단계별 용수 공급 등 ‘수도 정비계획’을 짜고 있다.

산단 내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Fab) 완공 목표 시기인 2030년 말에 맞춰 삼성전자 평택 공장과 용인 공장을 잇는 관로 매설 공사도 진행 중이다.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사용한 물을 돌려가며 계속 재이용하도록 수로를 잇는 것이다.

그럼에도 부족한 공업·생활용수 공급은 해수 담수화를 이용한다. 한국서부발전 평택본부에서 해수를 담수화해 냉각용으로 사용하고 바다에 버리는 물을 재사용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이 세운 사우디아라비아의 쇼아이바 해수 담수화 플랜트 전경.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은 없다. /조선DB

환경부 관계자는 해수 담수화를 통해 공업·생활용수를 공급하는 것에 장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점은 해수 담수화를 통해 온배수를 공업·생활용수로 사용할 경우 수(水)자원 조달 방법이 다양해진다는 것이다. 팔당댐에서 끌어온 물로만 사용하면 가뭄 등 기후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조달 방식을 다양하게 분배하면 기후 문제가 발생해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단점은 댐에서 끌어온 물이나 하수처리수를 공업·생활용수로 이용하는 것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그러나 환경부 측은 당장 가격이 비싸더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해수 담수화를 통해 공업·생활용수로 부족한 양을 채우는 것이 환경적인 측면에서 더 낫다고 설명했다.

상수원 보호구역 문제가 해결되며 용인 산단 조성에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는 2030년 하반기 산단 내 첫 반도체 공장 가동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대폭 앞당길 예정이다. 부지조성에서 착공까지 통상 7년 이상 걸리지만, 이번 용인 산단은 절차를 축소해 3년 6개월로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협약을 통해 상수도 보호구역 해제되고 용수 문제가 해결되며 공사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면서 “미래 산업 경쟁력을 위해 산단 조성을 빠르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