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외환시장 심야 개장을 앞두고, 정상 거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시범운영이 지난 6일 오후 6시부터 7일 오전 2시까지 실시됐다. 현재 외환시장의 개장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다. 국내 주식시장 장 마감 시간과 동일하다. 하지만 7월부터는 외환시장 개장 시간이 런던시장 마감 시간인 새벽 2시까지로 연장된다.
정부는 미국과 영국, 유럽 등 주요 국가의 영업시간에도 국내 외환시장이 열려 있으면 외국인의 원화 거래·투자가 활성화하고,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영업도 확대될 것이라고 보고 외환시장 개장 연장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추후 은행권 준비 상황과 시장 여건 등에 따라 24시간 운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처음 실행된 이번 시범 운영에 참여한 9개 은행은 미리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심야까지 외환거래를 했다. 국내기관의 연장 시간대 거래·결제 등을 점검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는 취지에서다. 자정 전 거래에서는 시범운영에 참여한 모든 은행의 외환거래가 정상적으로 체결됐지만, 자정 이후 외환거래에서 9개 은행 중 3개 은행에서 프로그램 인식 오류가 발생했다.
하나·신한·우리·국민·산업·기업·부산은행·농협 등과 외국은행 중 국내 지점을 보유한 미즈호은행 등 9개 은행은 이번 외환시장 구조 개선 시범운영에서 서울외환시장 종가 기준으로 서로 100만달러씩 주고받는 거래를 진행했다. 기관별 거래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KMBC(한국자금중개), SMBS(서울외국환중개) 등 외국환 중개회사도 참여해 외환거래 현장을 함께 실시간 모니터링했다.
자정 전 거래는 별 탈 없이 진행됐지만, 자정 이후 거래에선 일부 은행의 프로그램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미리 설정해 놓은 외환거래 전산 프로그램이 일부 은행에서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통상 외환거래는 3단계로 진행된다. ▲딜러들이 외환 거래 주문을 처리하는 '프런트' 업무 ▲은행 기관이 금융 거래 리스크와 거래 상대방 한도를 확인하는 '미들' 업무 ▲딜러가 외환거래 사항을 전산에 입력하면 은행 시스템에 기록되는 '백' 업무로 구분된다. 이 3단계의 과정이 모두 정상적으로 진행돼야 하는데, 자정 이후 거래에서 일부 은행의 '백' 업무가 제대로 수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류는 일자 변경으로 한국과 영국 간 날짜가 달라진 게 원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은 추가 확인을 해봐야 한다"면서도 "영국장 기준으로는 아직 6일이지만, 한국장은 자정이 지나 7일이 되면서 날짜 차이로 인해 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IT) 부서의 조치로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현장을 참관한 관계자들은 시범운영에 대해 "총 144건의 매수·매도 거래가 이루어지는 등 큰 문제 없이 잘 진행된 편"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자정 이후 발생한 오류가 '옥에 티'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와 한은,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시스템을 보완한 후, 추가 시범 운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시범 운영은 외환시장 종가를 기준으로 했지만, 다음에는 실시간 환율 기준을 반영해 모의 거래를 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거래가 순조롭게 진행된 만큼 이르면 3~4월에는 서울외환시장 종가 기준이 아닌 실시간 환율 기준을 반영해 자유롭게 모의 거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