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치솟는 과일 가격 안정을 위해 바나나 등 21종의 관세를 면제 또는 인하하기로 했다. 사진은 이달 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바나나 판매대 모습./뉴스1

사과 등 과일 가격 상승세를 잡으려고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수입 과일 할당관세 지원을 했지만, 바나나와 망고 등 대표적인 수입 과일 물가도 오름세를 보였다. 사괏값도 잡히지 않은 상태라 서민 먹거리 부담이 지속하고 있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 농수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날 가락시장 도매가격(경락가격) 기준 사과 부사 10kg의 가격은 평균 6만6948원으로, 전년도(3만7092원)에 비해 80.5% 상승했다.

대표적인 명절 과일이자 고정 수요가 높은 사과는 올해 작황이 안 좋아 생산이 줄면서 가격이 올랐다. 가을에 탄저병이 돌고, 10월 이상기후로 수확량도 줄면서 작년 대비 가격이 오른 상황이다.

사과 등 농산물 가격 상승은 물가상승률이 정부 목표치인 2%에 도달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연간 상승률은 3.6%를 기록했다. 농·축·수산물도 3.1% 상승했다. 특히 축산물(-2.2%)은 하락했지만, 농산물(6%)과 수산물(5.4%)은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사과(24.2%), 귤(19.1%), 딸기(11.1%) 등 과일 중심 물가가 오른 영향이 컸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바나나 3만톤(t), 자몽 2000톤, 망고 1300톤 등에 할당관세를 지원했다. 수입 과일로 수요를 분산해 사괏값을 내리려는 것이었다.

정부는 올해 들어서도 수입 과일 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쓰고 있다. 정부는 이달 초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상반기 중 1351억원의 관세를 지원해 수입과일 30만톤(t)을 신속 도입하기로 했다. 바나나 15만톤, 파인애플 4만톤, 망고 1만4000톤, 자몽 8000톤, 오렌지 5000톤, 아보카도 1000톤 등을 무관세나 저관세로 추가 수입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한 재래시장에서 사과를 판매하는 모습. /연합뉴스

그러나 수입 과일 가격 역시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오르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 농수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바나나(100g)의 소매 가격은 336원으로 한 달 전(324원) 대비 3.7% 상승했다. 같은 날 망고 1개의 소매 가격은 6336원으로, 한 달 전(5178원) 대비 22.4% 올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할당관세 지원이 이루어져도 중간 수입업체, 유통업체의 마진율 조정 등이 겹치면 실제 수입 과일 소매가가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라면서 "할당관세 지원 효과가 실제로 나오도록 관세가 인하된 부분을 최대한 소매가에 반영해달라고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