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고등어와 함께 식탁에 자주 오르는 대표 수산물인 오징어가 어획량이 줄며 '귀한 몸'이 됐다. 지난 9월 오징어 어획량은 전년 동월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급이 급감하면서 오징어 가격도 뛰었다. 오징어 가격 상승이 식탁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도 수산물 수요가 줄지 않은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월별 오징어 어획량을 보면 가장 최근 집계치인 9월에는 3946톤(t)의 오징어가 잡혔다. 이는 전년 동월(7160t) 대비 절반 수준이다. 올해 1월(1만2099t)을 제외하고는 어획량이 1만t을 넘어선 달이 없다. 전년 1~9월과 올해 같은 시기를 비교했을 때도 1, 2, 7월을 제외하면 모두 작년보다 어획량이 줄었다.

공급이 줄면서 오징어 값은 오름세를 보이는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수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물오징어 1kg은 1만3350원으로 평년(1만1065원) 대비 20%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은 물가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지난달 오징어의 품목별 물가지수는 122.89로, 전년 동월(106.29) 대비 15.6% 상승했다. 직전 달인 9월과 비교해도 9.6% 올랐다.

오징어 값이 오르는 것은 수산물 물가지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지난달 수산물 물가 상승은 오징어가 견인했다"며 "작년부터 (오징어) 생산이 줄면서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징어 어획량이 감소한 이유에 대해선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단년생인 오징어를 남획한 게 원인일 수 있다"며 "기후변화로 오징어가 적정 수온을 찾아 이동한 것과 중국 어선이 들어와 남획한 것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정서희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수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 상승했다. 전달과 비교하면 1.3% 올랐다. 농·축·수산물 품목 중 전년 동월, 전월 대비 기준 모두 증가한 품목은 수산물이 유일했다.

일각에선 수산물 물가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에도 소비자들의 수산물 소비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실제로 오징어 외에도 고등어와 어묵 등 주요 수산물 물가는 공급 대비 수요가 강세를 보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10월 품목별 물가지수에서 고등어는 전년 동월 대비 5.7%, 어묵은 14.2% 올랐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오징어 가격은 공급발 원인에 수요까지 줄지 않은 결과로 확 뛰었고, 타 품목의 가격 상승에도 수요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면서 "가을·겨울철을 맞아 국민들이 수산물을 많이 찾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월 31일 오전 부산 서구 부산공동어시장에서 경매로 낙찰된 오징어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수산물 수요 확대는 대형마트와 수산물 시장, 수산물 소매점 등의 매출액 수치에서도 나타난다. 해수부에 따르면 10월 넷째주 대형마트 3사의 수산물 매출액은 대형마트 휴무일이 없었던 2주 전과 비교해 9.8% 증가했다. 한달 기준 가장 최근 집계치인 9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3.4% 증가했다.

노량진·가락·구리 등 수산물 도매시장의 10월 넷째주 매출은 전주 대비 3.9% 증가했다. 수산물 관련 소매점의 매출도 증가했다. 횟집·초밥집 등 6만9000개의 카드 3사 매출 비교한 결과, 10월 넷째주 매출액은 전주 대비 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성훈 해수부 차관은 지난 6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브리핑에서 "(후쿠시마)오염수 방류 시점 이후 74일, 11주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우려했던 것만큼 수산물 소비는 위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