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경 전 통계청장/뉴스1

문재인 정부 당시 황수경 전 통계청장이 청와대의 자료 제공 요구를 거부하다 경질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황수경 당시 통계청장이 청와대의 불법 자료 요구를 지속적으로 거부하자, 청와대가 통계청 직원들과 연락해 통계를 조작한 것이 감사원 감사로 밝혀졌다.

황 전 청장은 근무할 당시 2017년부터 소득·고용 관련 통계를 비롯한 각종 통계의 기초 자료를 보낼 것을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 조사 대상의 정보가 담긴 원자료를 넘겨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통계법상 통계자료는 이미 작성되고 공표된 경우에만 일정한 형식과 절차를 거쳐야 제공돼야 한다.

이러한 사실을 알았던 황 전 청장이 청와대의 요구를 거부하고, 직원들에게 "청와대에 통계법을 위반해서 자료를 주지 마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청장은 2018년 8월 전격 경질됐다. 통상 임기인 2년간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취임 13개월 만에 자리에서 내려온 것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통계청 일부 간부는 2017년 문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에서 '소득 통계가 좋게 나와야 한다'라는 취지의 압력을 받았다. 그러나 정부 출범 이후 첫 분기였던 2017년 2분기에 대한 통계청의 '가계 소득 동향' 조사에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가계 소득이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오자 일부 통계청 직원은 가중치 기준을 바꿔 가구 소득이 오히려 증가한 것처럼 나오도록 했다.

무단으로 통계 계산 방식을 바꾸는 것은 통계법에 위반된다. 이 과정에서 통계청 직원들은 2017년 8월 외부(한국개발연구원) 출신인 황 전 청장에게는 기존의 방식으로 계산된 통계 수치를 공표하겠다는 문서를 올려 결재를 받았다. 황 전 청장은 계산 방법이 바뀐 것을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황 전 청장이 통계 조작을 알지 못했다고 보고, 수사 요청 대상에서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