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 원인은 설계 단계부터 감리와 시공단계까지 총체적인 부실 문제가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시공사인 GS건설은 설계대로 시공하지 않고, 철근을 누락하는 등의 원인을 제공해 사고 책임을 피해 갈 수 없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5일 인천 검단 아파트 건설 현장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사고조사 결과와 사고 현장 특별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의 AA13-2블록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지하 주차장 1∼2층 상부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 검단 아파트 발주청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이며, 시공은 GS건설이 맡았다.

지난 4월 발생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 신축현장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조사를 맡은 홍건호 사고조사위원장이 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원인 규명과 유사 사고 방지대책 등 사고조사 결과를 설명 하고 있다. /뉴스1

국토부 조사 결과 지하 주차장 공사는 설계부터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 구조 설계상 모든 기둥(32곳)에 철근(전단보강근)이 필요한데, 기둥 15개에 철근을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표기했다.

감리는 설계 도면을 확인하고 승인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설계 과정에서 필요한 철근이 누락된 데다, 감리에서도 문제점을 놓친 상황에서 시공 과정에서는 철근이 추가로 빠졌다. 설계대로 시공하지 않은 것이다. 사고조사위가 기둥 32곳 중 붕괴해 확인이 불가능한 곳을 제외하고 8곳을 조사한 결과 4곳에서 설계서에서 넣으라고 한 철근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부위의 콘크리트 강도도 기준치에 미달했다. 사고 부위 콘크리트의 강도시험을 한 결과 설계 기준 강도(24MPa)보다 30% 낮은 16.9MPa로 측정됐다. 지하 주차장 위로 식재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설계보다 토사를 더 많이 쌓으며 하중이 더해진 것도 원인이 됐다. 설계에는 토사를 1.1m 높이로 쌓게 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최대 2.1m를 쌓았다.

국토교통부는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사고 원인으로 '설계·감리·시공 등 부실로 보강근 미설치'를 꼽았다. 도면상 전단보강근 적용 기둥 위치와 사고구간 전단보강근 탐사 결과를 비교한 자료. /국토교통부 제공

홍건호 사고조사위원장은 “전단보강근이 누락돼 저항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초과 하중이 부가되고, 거기에 콘크리트 강도까지 부족해 붕괴가 발생했다”면서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은 철근 누락인데, 전단보강근이 모두 있었다면 붕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고조사위는 재발 방지 대책으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적용된 무량판 구조를 추가하는 등의 심의 절차를 강화하고, 현장 콘크리트 양생 품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국토부는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GS건설의 83개 현장에 대한 확인 점검을 추진 중이다. GS건설에 대한 처분은 8월 중순쯤 발표할 예정이다. 확인 점검·특별점검 결과에 따라 지하 주차장 외 아파트단지 전면 재시공 여부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설계, 시공, 감리 어느 한 군데라도 주어진 책임을 다했으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는 올 수 없었던 것 아니냐”며 “아파트 지상부에는 문제가 없는지 조사를 진행 중이니 조사 과정과 결과를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국민들 앞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