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산업활동동향. /통계청 제공

지난달 전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국내 산업활동이 트리플 감소를 기록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두 달 만이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산업생산지수는 117로 전월대비 0.6% 감소했다. 광공업(-1.8%), 서비스업(-0.3%) 모두 감소했다.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가동이 차질을 빚으면서 광공업 생산이 크게 감소했다. 철강 등 1차 금속 생산은 전달 보다 1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도 지난달 생산이 전월 대비 4.5% 감소했다. 시스템 반도체와 디램 등 메모리 반도체 생산이 모두 감소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생산 감소에도 제조업 재고는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9.5%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 증가는 반도체 재고의 기여도가 컸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9월 반도체 재고는 전달보다 0.6% 증가했다. 작년 9월과 비교하면 54.7% 증가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중국 봉쇄 조치 여파와 IT 전반 산업의 (불황) 여파로 반도체 생산이 감소했다”면서 “제조업 재고 상승 반도체의 재고 증가 기여도가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0.3% 줄며 석 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숙박·음식점업(2.1%)은 증가했으나 도소매업(-2.1%), 사회복지업(-1.0%) 생산 등이 감소했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내수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던 게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은 이른 추석으로 8월 지수가 워낙 높아 기저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 심의관은 “지난달 서비스업 생산이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데 따른 상대적 조정이 있었다”며 “추석을 앞두고 도소매업에서 음식료품 수요가 굉장히 증가했다. 이에 따른 기저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보다 1.8% 감소했다. 지난 8월 소비가 4.4%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으나 한달만에 감소 전환했다.

외부 활동 및 외식 증가 등으로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소비가 줄고, 날씨가 따뜻해 간절기 의류 등 준내구재 판매가 부진했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진자 감소로 의약품 판매가 감소한 영향도 있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설비 등 기계류 투자가 줄면서 전월보다 2.4%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건축(1.7%)에서 늘었으나, 토목(-5.0%) 공사 실적이 줄어 전월대비 보합세를 보였다.

현재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4로 전월대비 0.1포인트(p) 증가했다. 광공업생산지수는 감소했으나, 수입액과 서비스업 생산지수 등이 증가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2로 0.1p 하락했다.

어 심의관은 “광공업생산을 중심으로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설비투자가 내수 조정을 받으면서 모두 감소했다”며 “경기 회복 흐름이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어 심의관은 이어 “수출과 제조업이 둔화 흐름을 보이면서 전체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물가와 금리 인상으로 소비 회복 흐름이 지연될 수도 있어 향후 불확실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