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5.2%로 크게 올려 잡았다.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로 소폭 낮췄다.

한국은행은 25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4.5%에서 5.2%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이번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1998년(9%)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한국은행이 물가안정목표제를 시행한 1998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전망치이기도 하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3.7%로 예상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럽 에너지 위기 현실화, 폭염·가뭄 등 기상이변으로 인한 식품가격 급등,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등으로 적어도 10월까지는 6%대 고물가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세가 10월쯤 정점을 통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한국은행 전망대로 올해 물가가 5%대로 올라설 경우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게 된다.

앞서 한국은행은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진 가운데 고유가 지속, 수요측 물가 압력 증대 등으로 앞으로도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6%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제유가와 곡물 가격의 경우 러시아와 유럽 간 갈등 고조 등에 따라 여전히 공급 측면의 상방 리스크(위험)가 상존하고, 수요 측면에서도 외식, 여행·숙박 등 관련 개인서비스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7%에서 2.6%로 소폭 내려 잡았다. 최근 미국과 중국, 유럽의 경기 침체 조짐이 나타나면서 향후 우리나라 수출 증가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감안해 전망치를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2.1%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