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바다 위에서 수거한 해양 폐기물을 육상으로 운반하지 않고 해상에서 곧장 처리까지 할 수 있는 친환경 선박 개발에 나선다.

해양 부유쓰레기 수거·처리용 친환경 선박 개념도 / 해양수산부

해양수산부는 해양 쓰레기의 동결 파쇄와 플라즈마 열분해 처리 기능 등을 탑재한 2500톤(t)급 해양 쓰레기 수거‧처리 선박 개발·실증 사업에 착수한다고 22일 밝혔다.

현재 해수부와 지자체는 해안가 쓰레기 수거, 청항선 운영, 연근해 침적 폐기물 수거 등을 통해 연간 약 12만t(2021년 기준)의 해양 폐기물을 수거하고 있다. 그러나 수거된 해양 폐기물은 오염도가 높고 수분·염분을 포함하고 있어 처리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되고, 재활용이 어렵다. 또 소각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효율적인 처리 방안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해수부는 산업통상자원부, 지자체(부산·울산·경남)와 함께 총 450억원을 투입해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수거‧처리용 친환경 선박을 개발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이 중 109억원을 투입해 해양 쓰레기 선상 처리를 위한 핵심 모듈 개발을 총괄한다.

지금은 바다에서 해양 폐기물을 수거하면 이를 육상으로 운반해 매립하거나 소각하고 있다. 해수부는 “해양 쓰레기의 원스톱(One-stop) 해상 처리가 가능한 선박을 만들 경우 기존 해양 쓰레기 수거‧처리 방식과 비교해 시간·비용을 감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선박 이동량도 최소화돼 온실가스 발생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선박은 액화천연가스(LNG)-수소 연료 기반의 친환경 하이브리드 선박으로 건조된다. 해수부는 LNG 연료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냉열을 이용해 선상에서 수거한 해양 쓰레기를 동결 분쇄한다는 설명했다. 분쇄된 분말은 플라즈마 기술을 이용한 합성가스 생산의 원료로 투입된다. 합성가스로부터 생산된 수소는 선내 탑재된 수소연료전지로 연결돼 선내 전력 공급과 추진용 보조 동력으로 활용된다.

해수부는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쓰레기 처리 공정을 수소 생산으로 대체하는 혁신 기술로, 선박에 필요한 에너지를 저비용·친환경적으로 제공한다”며 “또 선내 적재용량 제한 때문에 수거한 해양 쓰레기를 수시로 귀항해 하역해온 기존 수거‧처리 방식의 비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가 삼성중공업(010140) 등 17개 연구기관과 함께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 신재영 해수부 해양보전과장은 “친환경적인 해양 쓰레기 해결 방안과 해양 쓰레기 자원화를 통한 탈탄소화 핵심 기술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