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호주 정부가 탄소중립 기술 협력을 위해 향후 10년간 약 84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두 나라 정부는 내년 초 탄소중립 기술 운영그룹 제1차 회의를 개최하고, 관련 기업들의 협력을 촉진하기로 했다. 희토류·니켈·코발트 등 핵심 광물 자원 공급망도 구축한다.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12월 13일(현지시각) 호주 캔버라 국회의사당 대위원회실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마친 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앵거스 테일러 호주 산업에너지저배출장관의 '한-호주 탄소중립기술 파트너십 이행계획 MOU' 체결을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문승욱 산업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각) 호주 시드니에서 앵거스 테일러 호주 산업에너지저배출장관과 만나 두 나라의 탄소중립 협력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만남은 문재인 대통령의 호주 국빈 방문과 연계해 성사됐다.

이 자리에서 호주 정부는 한국과 탄소중립 기술 협력을 위해 향후 10년간 5000만 호주 달러(약 42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도 국내 예산 절차에 따라 이에 상응하는 규모를 매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두 나라의 이 분야 협력 자금은 총 840억 원이 된다.

또 양국 장관은 2022년 플래그십(Flagship) 프로젝트로 수소 공급망, CCUS(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 기술), 저탄소 철강 등 3개 분야를 지정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3년간 수소 공급망 30억 원, CCUS 24억 원 등 총 54억 원의 예산을 플래그십 프로젝트에 투입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한·호주 에너지자원협력위원회 산하에 신설되는 국장급 탄소중립기술 운영그룹 제1차 회의를 내년 초에 개최하고,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병행해 양국 기업들의 협력을 촉진하기로 했다.

문 장관은 “수소는 2050년 한국 최종 에너지 소비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에너지원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수소 활용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보급 경험을 갖춘 한국과 향후 청정수소 생산 강국이 될 호주가 청정수소 공급망·수소 활용 인프라 구축 협력을 강화해 양국 수소경제 발전에 시너지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문 장관은 호주 측에 우리 기업과 기관이 호주와 수소‧CCUS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호주 정부가 양국 산업 발전과 민간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제도‧인프라 등의 지원을 검토해달라”고 했다.

이날 문 장관은 문 대통령과 함께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한-호주 핵심 광물 공급망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희소금속을 포함한 핵심 광물은 희토류·니켈·리튬 등 경제적·산업적 가치가 크고 수요는 높으나 공급·환경 리스크가 큰 광물을 말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차·항공·우주·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필수 소재로 쓰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간담회에 참석한 호주 기업인들은 양국 기업이 광물 자원 분야에서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왔다는 점과 양국 간 물류 체계가 원활하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향후 한국 기업과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를 희망했다”고 했다.

전날 산업부는 호주 산업과학에너지자원부와 ‘탄소중립 기술 이행계획 및 청정수소경제 협력’과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등 두 건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산업부는 “양국 정부·기업·연구기관·금융기관 등이 참여하는 핵심 광물 실무 그룹을 통해 광물 개발·생산 등의 분야에서 공동 투자와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발굴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