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시중에 풀린 돈이 27조원 가까이 늘었다. 부동산·주식 관련 투자 수요가 이어지면서 가계를 중심으로 자금조달이 늘어난 영향이다. 자산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 ‘유동성 파티’가 계속되면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1년 6월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 6월 시중통화량 평균잔액은 광의통화(M2) 기준 3411조8000원으로 전월 대비 26조8000억원(0.8%) 증가했다.

오만원권.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로,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 자금이다.

시중 통화량은 전년 동월 대비(평잔·원계열) 10.9% 늘었다. 올 들어 6개월 연속 10%대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그동안 시중에 풀린 자금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는데, 연초부터 시중 통화량 증가 흐름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연 0.5%를 유지하면서 가계와 기업의 차입금 수요가 늘고, 이에 따라 시중 유동성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M2는 14조3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부동산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됐기 때문이라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기업의 M2는 7조9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이 늘고, 자금조달여건 개선에 따른 기업의 회사채 발행과 유상증자 규모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 기타금융기관의 경우 4조6000억원 감소했는데, 4월 말에 대규모로 유입됐던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이 점차 회수되면서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상품별로 보면 요구불예금(11조2000억원), 2년 미만 정기예적금(8조3000억원), 수익증권(5조2000억원) 등이 증가했다.

단기자금 지표인 M1(협의통화)은 1281조5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3% 늘었다. 증가율은 M2보다 높았다. M1은 은행의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 등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좇아 움직이기 쉬운 자금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