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4%를 넘어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이 1.7%로 두 달전 속보치 발표(1.6%)보다 0.1%포인트(p) 상향조정되면서 이같은 기대감이 시장에서 형성될 것이란 설명이다. 2년 연속 역성장한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올해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9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2021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 설명회에서 “올 1분기 성장률이 1.7%를 기록했기 때문에 2~4분기 성장률이 0.6%대 후반 정도 되면 연 4%가 되고 0.7% 중반에서 0.8% 근처만 되도 4.1~4.2%의 성장률이 나온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수출도 좋은 상태여서 시장에서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4% 성장률이 상향 조정될 것이란 기대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연 성장률이 4%를 웃돌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1년 1/4분기 국민소득(잠정)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7%로 집계됐다. 지난 4월 발표된 속보치(1.6%) 대비 0.1%p 높아진 것이다. 분기 성장률 기준으로 지난 3분기(2.2%) 이후 가장 높았다.

수출 호조와 민간소비 회복에 힘입어 성장률도 상향 조정됐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박양수 국장은 “설비투자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 데다 재화 수출이 1.3%포인트(p) 크게 높아졌다”고 했다. 민간의 성장률 기여도는 1.3%p, 정부 기여도는 0.4%p를 기록했다.

지출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자동차 등 내구재와 교육 등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1.2%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늘면서 6.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수출은 자동차, 휴대전화 등을 중심으로 2.0% 늘었고, 수입은 기계 및 장비, 1차 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2.9%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는 전년 대비 0.9% 감소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5.1%)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기존 속보치(-1.0%)보다는 0.1%p 높아졌다. 코로나 여파로 민간소비가 감소하고 수출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실제 지난해 민간소비는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이 역시 1998년 -11.9% 이후 22년 만에 최저치였다.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1.8% 감소해, 1989년(-3.7%) 이후 31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코로나 충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3만1881달러(원화 기준 3762만원)를 기록했다. 2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환율이 1% 넘게 오르면서 국민소득 미 달러화 기준으로 전년보다 1.0% 줄었고 원화 기준으로는 0.2% 늘었다. 실질 GNI는 국민총소득은 국민이 일정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뜻하는 지표로, 국민의 평균 생활 수준을 보여준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민소득이 증가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양수 국장은 “GDP 디플레이터가 현재까지는 상승세여서 명목성장률이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환율이 큰 폭 약세를 보이지 않는 이상 달러 기준으로 국민소득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