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검사 부서가 인기가 많아요."
올해 초 만난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유를 물으니 금감원 검사에 대응하려는 금융사에서 이직 제안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금감원의 젊은 직원들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제2의 행선지를 준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직원 이탈 현상은 통계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금감원에서 퇴직하고 취업 심사를 통과한 직원은 총 50명이다. 이 중 실무를 맡는 3급 직원(팀장)과 4급 직원(선임조사역)이 27명으로, 과반이 넘었다. 이들 대다수는 은행·증권·보험·핀테크 등 민간 금융사로 자리를 옮겼다.
금감원 직원들의 처우는 전반적으로 악화하는 추세다. 2024년과 지난해 모두 상반기에 예산이 소진되며 금감원 직원들은 시간 외 근무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전액 금전 보상이 어려워 대체 휴가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금감원 직원의 1인당 평균 보수는 1억852만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전국 근로자 평균 연봉과 비교하면 여전히 많은 금액이지만, 다른 금융사와 비교하면 적은 수준으로 우수한 인력의 유출을 막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보수는 줄어드는데 업무는 늘었다. 기존에 수행하던 금융사 감독에 더해 올해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만든 별도 검사반에도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최근 금융사에 대한 사이버 공격 빈도가 늘어나 IT 보안 업무에 대한 부담도 늘어난 상태다.
금감원 직원의 처우가 민간 금융사보다 반드시 좋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금감원 실무 직원이 중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개선은 필요하다. 금융위원회에서 1년간 쓸 인건비를 세부 항목 구분 없이 한 번에 받아오는 '총액 인건비' 방식에서, 시간 외 근무 수당 등 일부 예산은 별도 편성하는 방식 등을 고려할 수 있다. 금감원의 감독 역량 약화는 금융 시장 질서 문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인력 유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