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식 유튜브 채널을 보고 있자면 ‘금융 포르노’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알맹이는 없는데 자극적인 것에만 매달리니까요.”

최근 만났던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분석 없이 자극적인 언사로 ‘주린이(주식 초보자)’들을 꾀는 유튜브가 판을 치고 있다며 혀를 찼다. 그는 “이런 유튜브 영상들은 책임에서 ‘너무나도’ 자유롭다”며 “증권사 리서치센터 투자 전망도 틀릴 때가 많지만 적어도 이들에게는 책임이 따르는데 유튜버들에게는 이런 것조차도 없다”고 지적했다.

적지 않은 초보 투자자들이 유명 유튜버 추천에 따라 종목을 사고팔고 있다. 일부 유튜버는 인기를 바탕으로 특정 종목을 ‘리딩’하면서 단타 거래를 부추기고 추천한 종목을 사고파는 걸 게임처럼 중계하기도 한다. 이런 종목들이 실제 증시에서 급등락하면 주린이들은 “성지순례 왔다”며 팬을 자처한다. 이런 과정을 본 다른 주식 유튜버들도 ‘기적의 수익률’이라며 주린이들이 혹할만한 문구를 앞다퉈 내걸고 있다.

물론 모든 투자는 자기 책임이다. 초보 투자자들이 특정 유튜버를 따라 매매했다가 큰 손실을 본다고 해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요즘 ‘매운맛’ 주식 유튜버들을 보고 있노라면 책임 회피 정도가 지나친 경향이 있다.

중국 드론택시업체 ‘이항홀딩스’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말부터 이항이 뜬다며 ‘풀매수’를 권했던 유튜버들은, 지난 2월 이항 급락 이후 과거 올렸던 영상을 삭제하거나 댓글창을 막아놨다. 이들이 매수를 권하며 근거로 든 자료들은 기존 기사 짜깁기였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대중을 자극하는 유튜브 주식채널의 위험성이 잘 드러난 사례”라며 “일부 유튜브 주식채널의 무분별한 낙관적 전망 유포와 주가 폭락 뒤의 무책임한 행태는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주식 유튜버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증권사 직원이나 애널리스트(증권사 연구원), 펀드매니저들이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에 대해서도 걱정스러운 이야기가 꽤 들린다. 짧은 영상에서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하는 유튜브 특성상 보수적인 시장 전망을 했던 이들까지 유튜브에서 자극적인 언사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투자회사에 속한 직원들이 유튜브에서 강하게 말하게 되면 투자자들은 이를 철석같이 믿는 경향이 짙다.

간혹 유튜브에 출연한 증권사 직원과 해당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발간한 코스피지수 전망이 엇박자가 나서 투자자들이 혼란스러워하기도 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처음에는 보수적으로 방송을 진행했던 직원들도 유튜브 문화 때문인지 점점 강도 높은 발언을 해 조마조마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재미를 간과할 수는 없으니 강도 높은 발언들도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요즘 주식 콘텐츠를 다루는 유튜브를 보면 누가 더 자극적으로 영상을 만드나 경쟁하나 싶을 정도다. 하지만 모든 건 과유불급이다. 주식 유튜버든 증권사 사람들이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이든 자극적으로 구독자를 모았다가 무책임한 일이 반복되면 결국은 그들을 응원했던 이들마저 떠나가게 될 것이다. 투자자들도 그들이 하는 말은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면서 현명한 투자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