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가 유료 가맹 서비스를 비활성화한 PC방을 대상으로 자사 게임 접속을 차단한 지 약 3주가 지났지만 일부 업주들은 여전히 서비스를 재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법적 대응과 우회 방안을 모색하며 버티겠다는 입장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 PC방 수십여 곳이 라이엇의 프리미엄 PC방 서비스에 재가입하지 않은 채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초 기준 해당 서비스를 비활성화한 매장은 전체 PC방의 약 10%인 500여 곳으로 알려졌다. 다만 라이엇이 지난달 21일부터 미가입 매장의 자사 게임 접속을 차단하면서 대부분은 다시 가맹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주들이 서비스를 재개한 가장 큰 이유는 라이엇 게임의 높은 영향력 때문이다. PC방 게임 통계 서비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리그오브레전드와 발로란트의 국내 PC방 점유율은 약 40%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두 게임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 정상적인 영업이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서비스를 비활성화 중인 업주들은 매출이 급감했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업주 A씨의 가게는 접속 차단 이후 매출이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게임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모르고 매장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이용자가 적지 않은 데다, 방문 자체도 크게 줄었다고 한다.
다만 A씨는 가처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서비스를 다시 활성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개업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보고 있다"면서도 "이번 기회에 이용자들이 다른 게임을 접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업주들은 접속 차단을 우회하기 위한 시도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랜카드의 맥(MAC) 주소나 메인보드 정보 등을 통해 차단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메인보드를 교체해 대응했다는 사례도 공유된다.
경기 일산시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업주 B씨 역시 일부 좌석에만 프리미엄 PC방 서비스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접속 차단을 우회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프리미엄 PC방 서비스 비용이 매달 200만원이 넘는데 같은 돈이면 신형 메인보드 수십 개를 교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주들이 이처럼 버티는 이유는 프리미엄 서비스의 실효성이 예전 같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매달 최소 150만~200만원의 이용료를 부담하고 있지만 고객 유치 효과는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특히 넥슨의 FC온라인이나 엔씨의 리니지 등과 비교하면 라이엇의 프리미엄 서비스는 고객 유인 효과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한 업주는 "차단 조치 전까지는 손님 대부분이 프리미엄 서비스를 켰는지 껐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업주들은 또 이번 사안이 라이엇과의 개별 분쟁이 아니라 향후 PC방 산업 전반의 기준을 정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라이엇은 PC방 사업자가 고객에게 자사 게임을 제공하는 행위가 상업적 이용에 해당하며, PC방 서비스는 이러한 상업적 이용 권한과 PC방 전용 혜택을 포함한 유료 기업 간 거래(B2B) 라이선스 서비스라는 입장이다.
이 같은 논리가 받아들여질 경우 업주들은 향후 다른 게임사는 물론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콘텐츠 사업자들까지 유사한 방식의 추가 이용료를 요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은 지난달 18일 게임 접속 차단 조치를 중단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이어 전날에는 해당 조치가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라이엇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