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엔비디아에 버금가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K-AI 반도체 성장 포럼'에 참석해 국산 AI 반도체의 기술 경쟁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배 부총리는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한국에 오는데, 오늘 행사에 참석했다면 좋았겠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한민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여 전 세계인이 한국을 주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국산 AI 반도체는 최근 영국, 대만, 베트남,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3000만달러(약 460억원) 이상 수출 계약을 따냈다.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에서 최고혁신상과 혁신상을 받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배 부총리는 행사장에서 퓨리오사AI, 리벨리온, 하이퍼엑셀, 딥엑스 등 국산 AI 반도체 개발 기업과 삼성SDS, SK텔레콤 등 수요 기업의 시연을 참관했다. 그는 "오늘 이 자리의 주인공은 우리 기업들이고, 앞으로 대한민국을 AI 3대 강국으로 이끌어갈 주인공도 우리 기업들"이라고 했다.
배 부총리는 "그동안 신경망처리장치(NPU)는 저전력·저가 모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제품을 만들고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단계로 돌입했다는 기대감이 크다"면서 "앞으로도 정부가 더 지원하고 관심을 가지겠다"고 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국산 AI 반도체가 실제 현장에 적용된 사례가 소개됐다. 국내 AI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인 모빌린트의 칩을 적용한 양계관리 로봇 기반 무인 자율 농장은 말레이시아·인도 등과 150만달러(약 23억원) 규모의 계약으로 이어졌다. 경남테크노파크와 모빌린트의 CCTV·드론 기반 재난안전 관제 솔루션은 'CES 2026′ AI 부문 혁신상과 29억원 규모 사업화 성과를 냈다.
엘비에스테크와 디노티시아가 영국 웨스트 미들랜드주와 공동 개발한 교통약자 이동지원 휠체어 플랫폼은 영국 공공기관과 50만달러(약 7억6000만원) 규모의 수출 계약으로 이어졌다. 에코피스와 리벨리온은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 회사와 협업한 실시간 수상 오염원 탐지 서비스 등을 통해 베트남·대만에서 약 250만달러(약 38억원)의 수출 성과를 냈다.
박윤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은 "AI 경쟁력은 기술 자체보다 산업 현장 적용과 서비스 확산을 뒷받침하는 인프라 경쟁력에서 나온다"며 "AI 반도체가 실제 투자와 매출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황정아 의원, 국민의힘 간사인 최형두 의원, 박윤규 NIPA 원장, 주요 국산 AI 반도체 기업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