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겸 최고비전책임자(CVO)의 조 단위 이혼소송 변론이 약 4년 만에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스마일게이트 측이 배우자의 경영 참여를 부인하고 나섰다. 오는 7월 마지막 변론기일을 앞두고 회사의 성장 과정에서 권 CVO의 배우자인 이모씨의 역할을 두고 양측의 공방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는 지난 27일 권 CVO와 배우자 이모씨가 낸 이혼 소송의 4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이번 변론기일에서 이씨가 회사 공동 창업자가 아니고, 자본금을 납입한 사실이 없으며, 경영에 참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창업 초기 자본금 지원과 경영 관여를 들어 권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옛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절반에 대한 재산분할을 요구한 배우자 측의 주장에 정면 반박한 것이다.
앞서 이모씨는 지난 2022년 11월 권 CVO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 측은 혼인 파탄의 책임이 남편에게 있다면서 권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 지분 100% 중 절반을 분할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가 비상장사인 만큼, 재산분할 규모는 기업가치 산정 결과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기업가치 산정은 법원이 지정한 감정인이 진행 중인데, 평가 방식에 따라 가치가 4조~8조원까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씨 측이 내세우는 현금흐름할인법(DCF)을 적용하면 부부 공동 재산이 8조1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권 CVO 측이 선택한 상속증여세법 기준을 적용하면 4조9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씨 측은 혼인 기간이 25년 이상 지속된 데다, 스마일게이트 초기 창업과 회사 성장에 기여한 점을 들어 재산분할 비율이 50%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 이 주장을 법원이 인정할 경우 재산분할 규모는 최대 4조원 수준까지 커질 수 있다.
4차 변론기일이 주목받은 이유는 지난 3차 변론기일 이후 반박 서면을 제출하지 않은 스마일게이트 측이 이씨 측의 경영 기여 주장을 부인하면서 추가 기일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전날 변론기일 직후 낸 공식 입장에서 "원고인 이씨는 (스마일게이트를) 공동 창업하지 않았고 회사 설립 당시 출자금을 낸 사실도 없다"며 "공동 경영도 하지 않았다. 당시 직원들에 따르면 회사 내 원고 자리도 없었고 출근한 적도 없었다"고 했다.
이씨 측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그간 이씨는 자신이 공동 창업자로 회사 성장에 기여했고, 친정의 도움을 받아 필요한 초기 자본을 조달했다고 주장해왔다. 이씨 측은 당초 이날 변론 종결을 예상했는데, 권 CVO 측이 갑자기 속행을 요청했다면서 "고의적인 재판 지연"이라고 지적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7월 8일로 예정됐다. 최종 변론기일을 앞두고 법원은 양측에 기업가치 산정 방식 등에 관한 입장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측은 '로스트아크' 개발사 스마일게이트RPG가 상장 무산을 놓고 투자자인 라이노스자산운용과 벌인 10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인 '라이노스 사건'을 재산가치 산정에 참고해달라는 취지로 서면을 제출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은 회계법인이 스마일게이트RPG의 기업가치를 8조800억원으로 평가한 보고서를 근거로 1000억원 전액을 인정하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씨 측은 흡수합병 전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100% 자회사였던 스마일게이트 RPG의 기업가치가 8조원대로 인정된 점을 그룹 전체 가치 산정에 참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권 CVO 측은 기업가치 산정 방식 관련해서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라이노스 1심 판결에 대해서는 "이혼 소송과 무관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