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 본사./뉴스1

피지컬 인공지능(AI) 수혜주로 떠오른 현대오토에버를 두고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로보틱스 사업 확대에 나서면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지만, 주요 사업 구조와 수익화 방안은 구체화되지 않은 탓이다.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장 기대가 지나치게 앞서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는 최근 차량 소프트웨어(SW), 로봇 관제 시스템, AI 데이터센터 운영 등으로 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로보틱스·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사업 구조 전환에 나선 데 따른 움직임이다.

원래 현대오토에버는 시스템통합(SI)·IT 아웃소싱(ITO) 중심 기업으로 그룹사 전산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맡아왔다. 지난해 기준 매출 4조2500억원 가운데 약 4조900억원(96%)이 현대차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했을 정도로 그룹 의존도도 높다. 현대차그룹이 2021년 인수한 로봇 전문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피지컬 AI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자, 시장에서는 현대오토에버 역시 관련 사업을 담당하게 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다만 현재로선 시장 기대가 실제 성과로 얼마나 이어질지 불확실하다. 현대오토에버가 로보틱스 사업을 통해 어느 시점부터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사업 규모가 어느 정도가 될지 등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오토에버가 수행할 신사업의 규모와 시점, 재원 마련 방안이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18일(현지시각) 아틀라스의 영상을 공개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 유튜브 캡처

현대오토에버의 사업 역량이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 역시 불안 요소로 꼽힌다. 신사업 확대에는 대규모 투자와 인력이 필요하지만, 연구개발비와 인력 규모는 경쟁사 대비 크지 않은 편이다. 현대오토에버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약 800억원으로 삼성SDS(약 2200억원)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임직원 수도 지난해 말 기준 5753명으로 삼성SDS(1만1177명), LG CNS(6762명)보다 적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시장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현대오토에버 주가는 최근 1년 새 344.91% 급등했다. 반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차량용 소프트웨어 수익성 악화와 미국 시장 내비게이션 채택률 하락 등의 영향으로 212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20.8% 감소했다. 현대오토에버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97배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삼성SDS(20배), LG CNS(18배)는 물론 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21배)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오토에버가 그동안 현대차그룹 내부 물량을 맡아왔던 만큼 최근 로보틱스 전략 역시 현대오토에버가 수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최근 현대차그룹이 현대오토에버의 역할 일부를 공개한 것처럼, 향후 구체적인 사업 로드맵과 수익화 계획이 나와야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8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JP모건 콘퍼런스에서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현대차·기아 생산 현장에 2만5000대 이상의 로봇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로봇 데이터 수집·관리부터 스마트팩토리 최적화까지 소프트웨어 인프라 구축은 현대오토에버가 맡기로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공개와 관련해 "현대차그룹이 로봇을 도입하는 이유는 결국 공장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기존 작업자·설비·공정과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 스마트팩토리를 전담하는 만큼 기존 시스템과 연동해 로봇 관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는 점이 공식화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