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6년 임금협약 타결을 계기로 향후 5년간 총 5조원을 조성해 국내 상생 생태계 조성과 미래 인재 육성에 투자하기로 했다. 반도체 수퍼사이클(초호황기)로 거둔 성과가 임직원 성과급에 집중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선도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7일 사장단 명의 메시지를 내고 "향후 5년간 총 5조원을 조성해 '상생 및 건전한 생태계 조성'과 '미래 인재 육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메시지는 삼성전자의 임금 및 단체협약이 노동조합 찬반 투표 가결로 최종 타결된 직후 나왔다.
사장단은 "삼성의 성장과 성과가 저희 임직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선순환될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도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투자 대상으로는 2·3차 중심의 중소 협력사 지원, 산업재해기금 조성, 취약계층과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포용적 금융 확대, 인공지능(AI) 인재 육성을 위한 산학협력, 청소년 교육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기여 방식은 이사회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논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사장단은 "노동조합을 포함한 임직원들도 회사의 이런 결정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그간의 노사 협상 과정과 관련해서도 사과했다. 사장단은 "국민과 주주, 고객, 그리고 임직원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 정부의 헌신적인 지원 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그동안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사업보국'과 '인재제일'이라는 삼성의 경영 철학을 돌아보게 됐다"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겸허한 자세로 노사 관계는 물론 경영 전반을 깊이 성찰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과감한 투자로 미래를 대비해 대한민국 경제의 흔들림 없는 버팀목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사장) 겸 DX(완제품)부문장은 이날 임단협 타결 직후 DX 부문 임직원들에게 별도 메시지를 내고 조직 수습에 나섰다. 이번 협약에 따라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은 특별경영성과급과 초과이익성과급(OPI)을 합쳐 연봉 1억원 기준 세전 총 6억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스마트폰·가전·TV 사업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받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 업황 둔화 영향으로 기존 OPI도 받지 못하거나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노 사장은 "사업 환경과 업황의 차이가 부문별로 다른 결과로 이어지는 상황에 부문장으로서 안타까움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현재 DX 부문이 마주한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DX 부문 경쟁력 회복과 성장 기반 재정비를 직접 챙기겠다는 뜻도 밝혔다. 노 사장은 "앞으로 DX 부문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다시 성장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일에 더 엄중하게 임하겠다"며 "사업별로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어디에 더 과감하게 집중해야 하는지, 현장에서 무엇이 가장 절실한지 직접 보고 챙기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