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체계에 대해 상당 부분 이견을 좁혔지만, 총파업을 앞둔 현장에서는 근태 운영을 둘러싼 공방과 혼선이 격화하고 있다. 사측이 사전 근태 등록과 연차 사용을 강요하며 파업 참여를 위축시키려 한다는 불만이 나오는 가운데, 노조가 총파업 과정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주지 못해 혼란을 키우는 분위기다.

경기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연합뉴스

20일 복수의 삼성전자 직원들에 따르면 DS(반도체)부문 등 일부 현장 관리자들은 부서원들에게 전날 "사전에 쟁의 근태 결재를 완료하지 않은 인원은 이후 파업 참여가 어렵고, 쟁의 기간 출근하지 않으려면 개인 연차를 사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직원들은 사내 근무 결재 시스템상 파업 당일에도 실시간 근태 반영이 가능함에도 사전에 등록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문제를 제기했지만, 현장 관리직은 기존 근무 방침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사전 등록 여부가 사실상 파업 참여를 차단하는 장벽처럼 작동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측이 참여 규모를 미리 파악해 파업 동력을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파업 시 라인(현장)을 지킬 최소 근무 인력 운영 기준을 둘러싼 고무줄식 기준 변경도 논란이다. 동일 조직 내에서도 부서마다 안내받은 최소 인원 편성 기준이 다르고, 상부 지시라는 명목 아래 기준 숫자가 수차례 변경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일부 현장에서는 "노조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기존 팀 기준을 다시 조정하겠다"는 설명이 공유됐다. 이에 현장 직원들 사이에서는 "라인 유지는 핑계일 뿐, 실제로는 일선 리더들이 본인의 고과 평가 등을 의식해 부서원들에게 무리하게 출근을 독려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고 한다.

한편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노조가 대규모 총파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세부 매뉴얼과 현장 통제력 부족으로 혼선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조의 미숙한 대응 체계가 결과적으로 현장 조합원들에게 불안감과 불이익의 리스크를 전가했다는 지도력 한계론이다. 현재 일부 노조원들은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혐의가 담긴 녹취와 대화 내용 등을 확보해 노동당국에 신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노사는 20일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에서 3차 사후조정을 재개하고 최대 쟁점인 성과급 재원의 사업부별 배분 비중을 두고 막판 조율에 나선다. 노조는 반도체 부문 성과급 재원의 70%를 공통 배분하는 방안을, 사측은 사업부별 차등 비중 확대 방안을 각각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노사 간 최종 합의가 이뤄질 경우 총파업 가능성은 낮아질 수 있지만, 협상이 결렬될 경우 현장 혼선과 근태 운영 논란이 추가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