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챗GPT 달리

알뜰폰 업계 1위 사업자인 KT엠모바일이 지난해 무상감자로 누적 결손금을 해소한 직후, 작년 영업이익의 90%에 달하는 금액을 올해 모회사인 KT에 배당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알뜰폰 시장은 가입자 성장 둔화와 도매대가·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KT엠모바일의 이익 대부분은 서비스 경쟁력 강화보다 모회사 배당 재원으로 쓰이는 셈이다.

KT엠모바일은 지난해 KT에 도매대가 성격의 영업비용 등으로 2886억원을 지급한 데 이어 올해 결산배당 104억원까지 넘길 예정이다. 알뜰폰 1위 자회사가 모회사인 KT의 '현금 보따리'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7일 KT엠모바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104억원 규모의 결산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115억원의 90.4%, 순이익 119억5000만원의 87%에 해당한다. 주당 배당금은 520원이다. KT가 KT엠모바일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어 배당금은 전액 KT로 귀속된다. KT엠모바일은 알뜰폰 국내 1위 업체로, 작년 말 기준 가입자 수만 약 190만명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KT엠모바일이 일회성 배당을 넘어 정례 배당 구조로 전환할 경우, 알뜰폰 사업 경쟁력 확보보다 KT그룹의 현금 회수 기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무상감자로 결손금 해소… 배당 가능 구조 전환

KT엠모바일이 올해 배당에 나설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지난해 단행한 무상감자가 있다. KT엠모바일은 지난해 자본금을 20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줄였다. 이 과정에서 568억원의 결손금을 보전했고, 432억원은 감자차익으로 자본잉여금에 반영했다.

이에 2024년 말 568억원이던 미처리결손금은 해소됐고, 지난해 말에는 116억원의 이익잉여금이 쌓였다. 상법상 회사는 배당가능이익 범위 안에서만 이익배당을 할 수 있다. 누적 결손금이 남아 있으면 당기순이익이 발생해도 결손 보전에 쓰이는 구조다. KT엠모바일은 무상감자로 결손금 문제를 정리하면서 올해 결산배당을 할 수 있는 재무구조를 갖추게 됐다.

업계에서는 KT엠모바일이 결손금 정리를 마치면서 KT그룹 내 알뜰폰 사업의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알뜰폰 자회사는 통신 가입자 방어와 저가 요금제 수요 대응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KT엠모바일이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배당까지 시작하면서 KT 입장에서는 도매대가와 배당을 함께 확보하는 수익원으로 의미가 커졌다는 것이다. 다만 순이익 대부분을 배당으로 돌리는 구조가 적절한지를 두고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알뜰폰 시장 경쟁이 심화하고 마케팅 비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보다 모회사 현금 회수가 우선되는 구조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에 따르면 2024년 협회 회원사 기준 알뜰폰 사업의 평균 손익률은 -1.5%로 집계됐다. 전파사용료를 전액 부담하는 2027년에는 적자 폭이 3.9%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 여력 확보가 중요하다. 사업 투자와 모회사 배당 사이의 균형이 관건"이라고 했다.

◇ "알뜰폰 경쟁 심화 속 투자와 배당 사이 균형 관건"

KT엠모바일이 지난해 KT에 인식한 영업비용 등은 288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563억원)보다 12.6% 늘어난 규모다. KT엠모바일의 KT 대상 영업비용 등은 2023년 2242억원, 2024년 2563억원, 지난해 2886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KT엠모바일 매출은 3907억원이다. KT에 대한 영업비용 등은 매출의 73.9%에 해당한다. 이 비용의 상당 부분은 도매대가다.

KT엠모바일은 KT망을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뜰폰 사업자로, KT와 전기통신서비스 도매제공에 관한 약정을 체결하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는 자체 통신망을 보유하지 않고 이동통신 3사의 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때문에 가입자가 늘고 매출이 증가해도 망 이용 대가와 가입자 유치 비용 부담이 함께 커지는 구조다.

KT엠모바일 관계자는 "지난해 실시한 감자는 모회사에 배당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재무구조를 개선하고자 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