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동통신 3사가 스타링크 위성과 개인 스마트폰을 직접 연결하는 D2D(Direct-to-Device·위성 직접 연결) 서비스를 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이동통신사는 SK텔링크와 KT SAT 등 위성 자회사를 중심으로 B2B(기업 간 거래)에 집중하고 있다.
◇ 일본, 스타링크 무료로 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NTT도코모가 최근 '스타링크 다이렉트'를 선보이며 일본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스타링크 D2D 서비스를 갖추게 됐다.
가장 먼저 스타링크 D2D를 도입한 건 일본 이동통신 2위 사업자인 KDDI다. KDDI는 작년 4월 일본 내 최초로 'au 스타링크 다이렉트'를 출시했다. 이용자가 통신이 터지지 않는 장소에 가면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스타링크 위성과 연결된다. 별도 서비스를 신청할 필요가 없고, 전용 안테나나 단말기를 갖출 필요도 없다. 하늘이 보이는 환경이라면 통신권 밖에 위치한 산속이나 해상에서도 문자, 데이터로 통신하며 유사시 자신의 위치를 가족에게 공유할 수 있다. 지난 1년간 등산객 등 350만명이 KDDI의 스타링크 다이렉트를 이용했다. 요금은 무료다.
KDDI는 "우리의 통신 커버리지는 인구 기준 99.9% 이상이지만, 일본 특유의 지형 때문에 면적 기준으로는 약 60%에 그친다"며 "스타링크를 통해 나머지 약 40% 지역에서도 통신 제공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KDDI는 작년 11월 이 서비스를 해외 로밍으로까지 확대했다. 마찬가지로 스타링크 D2D를 제공하는 미국 T모바일과 협력, KDDI 이용자가 그랜드 캐니언 등 지상 기지국이 닿지 않는 외딴 지역에 갈 때 T모바일과 연계된 스타링크 위성과 통신하도록 했다. KDDI는 연내 캐나다, 필리핀, 뉴질랜드로 스타링크 로밍 서비스를 확대한다.
NTT도코모와 일본 이동통신 3위 사업자인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각각 스타링크 다이렉트를 내놨다. 통신권 밖에서 스타링크 위성과 스마트폰을 직접 연결하는 방식이다. NTT도코모는 "통신 설비가 파괴된 지역에서 비상 통신 수단이 될 것"이라며 전 고객에게 무료로 이 서비스를 풀었다. 소프트뱅크도 일부 저가 요금제 이용자를 대상으로 월 1650엔(약 1만6000원)을 받고 나머지 이용자에게는 무료로 풀었다. 일본 이동통신 4위 사업자인 라쿠텐은 스페이스X의 경쟁사인 미국 AST 스페이스모바일과 연내 D2D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 통신망 촘촘한 한국, B2B 위주
반면 한국은 D2D 서비스가 상용화되지 않았다. 국내 이동통신사는 국토가 좁고 통신망 커버리지가 넓은 한국에선 D2D 수요가 적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스타링크는 작년 12월부터 기업이나 개인에 직접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수요가 적고 요금이 비싸 대중 서비스로 자리 잡지 못했다. 스타링크로 개인용 인터넷을 쓰려면 최저가인 주거용 라이트 기준, 하드웨어 구입비 32만원(미니 키트 기준)과 월 6만4000원을 내야 한다. 국내 이동통신사 인터넷 요금은 대략 월 3만원 선이다.
다만 대한항공·아시아나·진에어 등 한진그룹 5개 항공사가 기내 와이파이에 스타링크를 도입하는 등 기업에서는 활용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도 SK텔링크와 KT SAT 등 위성 자회사를 통해 B2B 사업을 펼친다. 스타링크 공식 리셀러(재판매 사업자)인 SK텔링크와 KT SAT은 각각 팬오션, HD현대와 스타링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전문가들은 D2D가 기지국 제약 없이 통신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통신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큰 만큼, 우리도 D2D를 적용·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지환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D2D가 상대적으로 많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실종·조난 등 비상 상황에서 D2D가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국방 작전에도 도움 되고, 우리가 궁극적으로 확보해야 할 기술이라는 점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김승조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명예교수는 "현실적으로 우리는 해양 선박 등을 제외하면 수요가 적다"면서도 "6세대 이동통신(6G)은 위성에 기대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실제 아마존은 스페이스X 스타링크의 D2D 시장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지난 4월 위성 통신 기업 글로벌스타를 약 116억달러에 인수하며 D2D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국 AT&T, T모바일, 버라이즌 등 미국 이동통신 3사는 D2D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 위해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스페이스X에 맞서기 위해 이례적으로 손을 잡은 것이다. 그윈 숏웰 스페이스X 사장은 엑스(X)에 "골리앗 셋과 다윗의 싸움이 벌어지는 것 같다"며 "나는 다윗에 걸겠다"고 했다. 딜로이트는 "2024년 말 기준, 전 세계 인구의 4%인 약 3억5000만명이 통신권 밖에 거주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