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스크. /조선DB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반도체 주식들의 질주에 대해 1분기 실적과 안정적인 전망을 기반으로 한 열풍이라는 점에서 2000년대 닷컴 버블과는 다르다고 진단했다. 다만 WSJ는 과열은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WSJ는 9일(현지 시각) '반도체 주식의 거센 질주가 둔화될 기미가 없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주가 상승은 눈부신 1분기 실적과 더욱 인상적인 전망에 힘입은 것으로 이는 닷컴 버블 당시 많은 기업이 수익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라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인텔 주가는 239%, 샌디스크 주가는 558% 급등했다. S&P 500에 포함된 반도체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지난 6주 동안에만 약 3조8000억달러(약 5560조원) 증가했다. 최근 1년 사이 샌디스크 주가는 4039.7%, 마이크론 주가는 769.8%, 인텔 주가는 483.2% 상승했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AI 기업들의 끝없는 제품 수요 덕분에 호실적을 발표했다. 생성형 AI 모델이 진화하고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물론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반도체 등 모든 종류의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다. 특히 올해 앤트로픽의 최신 AI 모델이 에이전트 기능을 앞세워 호평받고, 24시간 내내 방대한 데이터를 생성하는 데 필요한 메모리와 CPU 수요가 급증했다.

이번 주가 상승은 호실적을 기반으로 한다. 메모리 제조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올해 매출 1070억달러(156조4000억원), 영업이익 770억달러(112조6000억원)를 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2023년에는 메모리 가격이 낮아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데니스 치솜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이사는 "수익 성장세가 매우 강력하다"고 했다.

물론 일부 분석가들은 닷컴 버블 시대와 유사성이 너무 뚜렷해 거품을 무시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인 전망이 불투명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반도체 주식의 주가는 연일 상승하고 있다. 인텔은 8일 애플과 예비 칩 제조 계약을 맺었다는 보도가 나가자 주가가 14% 올랐다. 같은 날 마이크론은 15.5% 올랐다.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들은 6일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과격한' 움직임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했다.

브로드컴과 TSMC에 투자한 샌프란시스코의 은퇴한 변호사 피터 파인버그는 "투자자에게 가장 위험한 말은 '이번에는 다르다'는 것"이라며 "시장이 고평가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