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X(완제품) 직원 중심인 노동조합이 사내 다른 노조와의 연대를 그만하기로 했다. 반도체와 비(非)반도체 분야 노·노(勞·勞) 갈등이 점차 심화하는 양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은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에 4일 공문을 보내 공동투쟁본부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약 2300명의 조합원이 가입한 동행노조는 조합원 중 70%가 가전·스마트폰·TV 등 사업을 담당하는 DX 부문 소속이다.
동행노조 측은 '2026년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종료의 건'이란 제목의 공문에서 "우리가 특정 분야의 조합원이 아닌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요청에도 현재까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며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우리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우리를 향한 지속적인 공격과 비하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심지어 어용노조라는 도가 지나친 악의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그동안 안정적인 공동교섭단 운영을 위해 협력과 자제를 수없이 요청해 왔으나, 상호 신뢰가 훼손되었고 공동교섭단이 지향하고 있는 협력적 교섭 관계나 양해각서의 목적 달성이 불가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에는 2018년 처음 노조가 생겼다. 현재는 5개 조합이 활동하는 복수 노조 체제다. 동행노조를 비롯해 초기업노조·전삼노는 작년 11월부터 공동교섭단을 꾸리고 사측과 2026년도 노사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진행해 왔다. 지난 2월 교섭 결렬이 된 후 공동투쟁본부도 함께 꾸리고 '5월 총파업'을 기획했다. 지난달 23일 열린 대규모 집회도 함께 진행했다.
동행노조는 오는 6일 회사 측에도 공동투쟁본부 탈퇴 의사를 전하고 향후 개별 교섭 요청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경영진에게 공문을 보내거나 1인 시위를 진행하는 등 별도 대응을 이어갈 예정이다.
현재 삼성전자 과반 노조를 차지한 초기업노조가 반도체 사업 중심의 성과급만 요구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면서 DX 부문 직원들 사이에서 탈퇴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7만6000명을 넘어섰던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현재 7만4000명대로 급감했다. 초기업노조 조합원의 80% 이상은 DS(반도체) 부문 소속이다.
삼성전자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강행할 방침이다. 동행노조 조합원들은 각각 자율적으로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